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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8"…올드 게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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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8"…올드 게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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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 풀고 "한판 뜰까"…마우스 잡는 3040
10대 때 돈 없어 못사던 아이템
이제 구매력 갖춰 쉽게 사고 즐겨
게임사, 개발비·마케팅 절감까지
"10대 열명보다 30대 한명이 낫다"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1998년. 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친구는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잘하는 친구였다. 실력을 키우기 위해 '쇼미더머니'를 쳐가면서 밤새 컴퓨터와 씨름했지만 손 빠른 친구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학교 끝나고 3대3, 4대4로 '스타'를 하러 PC방에 몰려가는 게 일상이었다. 반 대 반 , 학교 대 학교가 맞붙었을 때 '캐리어'로 상대 기지를 초토화시킨 친구는 영웅 취급을 받았다. '리니지' '바람의 나라' 등의 다른 온라인 게임을 접한 것도 이때다. 10대 때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에게 얼마 전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았다. "우리 다시 게임해볼래?" 가슴이 다시 '콩닥콩닥' 뛰기 시작한다.
게임시장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주요 게임업체들이 30∼40대를 공략하기 위해 파이널판타지, 삼국지, 문명 등 올드(고전) 게임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90년대 말 PC게임으로 흠뻑 빠져 살던 이들이 지금은 성장해 30∼40대가 됐다. 이들은 과거와 달리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게임업체들이 30∼40대를 공략하는 이유다.

한 게임 관계자는 "10대 이용자 열 명보다 30대 한둘이 낫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초창기 게임을 즐겼던 이들이 이제는 경제력을 갖춘 세대가 됐다는 말이다. 경제력은 구매력으로 직결된다.

30∼40대는 아이템이나 경험치를 얻기 위한 단순 반복과정(일명 노가다)을 하지 않는다. 필요한 아이템은 신용카드를 이용, 곧바로 결제한다. 시간과 수고를 돈으로 산다는 의미다. 중년 게이머들을 타깃으로 내놓은 '뮤 오리진'의 매출 순위가 30대, 40대, 20대 순서인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게임은 직관적이다.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됐다. 실제 다음게임에서 지난달 12일 내놓은 '삼국지이터널'은 중년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게임 방법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채택했다. '스타'를 즐겨 했던 30대 직장인 김은지(가명)씨도 "이 나이 먹고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배울 정신이 없다"며 "요즘 게임은 새롭게 시작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

아이템도 중년층을 고려했다. 젊은 층이 주로 구매하는 코스튬 아이템보다는 캐릭터의 능력을 증가해주는 아이템이 주를 이룬다. 중년층 게임 이용자들은 빠른 시간 내에 게임을 즐기기 위한 목적에서 아이템을 구매한다는 점을 파악한 것이다.

개발비용이 적게 드는 건 덤이다. 게임 제작 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은 그래픽이다. 복고 게임의 경우 원작의 그래픽을 재활용할 수 있어 게임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마케팅 비용도 절약된다. 원작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재출격' 꼬리표만 붙여도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다.

게임업계 일각에선 올드 게임을 다시 출시하는 것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게임을 했던 유저들이 열렬한 팬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반대로 안티 팬이 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베타 테스트를 마친 '창세기전4'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명작 고전게임이 온라인게임으로 재탄생한다는 기대감 때문에 테스트에 참여한 사람이 많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게임성 때문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한 이용자는 "과거의 추억을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불평을 토로하기도 했다.

게임 업계는 당분간 게임의 복고열풍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전게임은 외산게임이 국내시장에 침투하고 모바일 게임이 매주 50개 이상 출시되는 상황을 감안, 타깃층을 확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명작 고전 게임이 속속 선보일 올 여름, 당시 밤잠을 설쳤던 30∼40세대들은 다시 게임할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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