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업소에 문의해도 "집주인의 말이 맞다"고 한다. 하지만 본인이 거래를 하지 않는데도 수수료를 낸다는 게 아무래도 억울한 생각이 들어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에 문의했다. 답은 간단했다. "수수료는 계약의 당사자가 낸다"는 것이다.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는 2012년 8월 문을 연 이후 지난 4월까지 12만7000여
건의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보증금 융자 상담과 함께 박씨의 경우 같은 분쟁 조정 상담이 주를 이뤘다.
보증금 반환 문제 외에도 수선이나 원상복구 의무와 관련된 상담이 많았다. 실제 상담 사례를 보면, 창틀 누수와 전등 안전기 교체, 인터폰 고장에 대한 수리를 집주인에게 요구했으나 응하지 않아 센터를 찾은 경우가 있었다.
벽지와 장판에 낙서가 돼 있다는 이유로 집주인이 도배와 장판 교체 비용을 원상회복 비용으로 공제하고 보증금을 돌려준 사례도 있었다. 이런 경우는 세입자의 과실이 있는 부분만 세입자가 부담한다. 센터는 낙서가 된 벽이 일부임을 감안해 도배 비용도 일부만 세입자가 부담토록 하고, 나머지 도배 비용과 장판 교체 비용은 집주인의 몫으로 조정했다.
또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보증금 반환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는 세입자가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후 보증금 반환 소송이 가능하다.
아직은 조정의 강제력이 약하지만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법안이 통과되면 실효성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판상 화해 효력이 부여되고 임대차 조사관 제도도 도입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분쟁조정위원회 설치 필요성에 대해 국회에서도 대체로 공감하고 있어 곧 법제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법적 공신력이 확보되면 빈번하게 일어나는 임대차 분쟁을 보다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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