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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800만' 관객몰이 나섰다…'야구 열광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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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 바비큐 존서 응원·회식하는 사회
성적·응원·팬심·시구…기업엔 최고 홍보수단
가족 나들이·연인 데이트 등 '복합테마파크 가능'
"성적이 최고 마케팅"…한화, 홈 활약에 매진 행렬

역대 프로야구 연도별 최다 관중 TOP5 / 2015년 KBO 리그 구단별 관중 유치 목표[자료 제공=한국야구위원회(KBO), 그래픽=이주룡 기자, ljr@]

역대 프로야구 연도별 최다 관중 TOP5 / 2015년 KBO 리그 구단별 관중 유치 목표[자료 제공=한국야구위원회(KBO), 그래픽=이주룡 기자, l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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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836만2000명(경기당 평균 1만1614명).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 시즌 목표로 잡은 프로야구 총 관중수다. 올해로 출범 34년을 맞이한 프로야구는 2012년(715만6157명) 달성한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넘어 수년 내 1000만 관중 시대를 꿈꾼다.

프로야구 구단들의 목표는 단지 시즌 우승이나 '가을야구(포스트시즌)'에 머무르지 않는다. 관중이 열광하는 경기장은 프로야구 마케팅의 최전선이다. 빠른 속도로 바뀐 관중문화를 따라 잡고 고지를 선점하려는 노력이 치열하다.
김화섭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의 올해 1월 분석에 따르면 2014년 현재 프로야구 시장 규모는 3510억원에 이른다. 시장 규모는 KBO 회원구단의 지출 또는 수입의 합이다. 각 구단이 연평균 390억원 정도를 지출하므로 여기에 9를 곱한 것이다. kt가 가세한 올해 시장규모는 4000억원에 육박한다.

야구장은 경기장을 넘어 거대한 문화공간이자 시장(市場)이다. 가족들의 나들이, 연인들의 데이트, 직장인의 회식 장소다. 이들은 야구를 통해 문화를 소비하며 쉴새없이 지갑을 여닫는다. 먹고 마시고 즐긴다. '바비큐 존'을 보라. 현재 야구장 다섯 곳에서 고기를 구워먹으며 경기를 볼 수 있다. 인천(문학), 수원, 울산, 광주, 마산. 문학경기장의 경우 외야 오른쪽에서 사람 수(4~8명)에 따라 주중 8~16만원, 주말 9만6000~19만2000원을 내고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2일 전, 온라인을 통해 열흘 전에 예약하면 된다.

문학과 광주, 수원에는 독립공간에서 단체(8~24명)로 야구를 즐기는 스카이박스가 있다. 최근 예약율이 크게 올랐다. 권철근 SK 마케팅팀장(45)은 "바비큐 존의 고객은 대개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 등이다. 스카이박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50만~135만원) 연간 단위 법인고객이 주로 찾는다"고 했다.
지난 5일 어린이날 KIA-NC 경기 관전을 위해 마산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사진 제공=NC 다이노스]

지난 5일 어린이날 KIA-NC 경기 관전을 위해 마산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사진 제공=NC 다이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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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복 등 야구용품과 기념품을 파는 쇼핑공간도 인기가 있다. 좋아하는 팀과 선수의 경기복을 입고 응원하는 팬의 모습은 일상이 됐다. 경기복, 모자, 응원도구 등을 구입하고 교통비 주차료, 입장료를 합쳐 관중 한 사람당 3~4만원을 지출한다. 쇼핑공간은 구단의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팬과 교감하고 소통하는 곳이다.

프로스포츠 성공의 갈림길은 '미래투자'의 성공 여부다. 가족 단위 팬이 많아야 한다. 각 구단은 어린이 관중을 유치하는 데 가장 공을 들인다. 어린이는 부모형제와 함께 야구장을 찾는다. 어린이를 동반한 어른의 지갑은 자주 열릴 수밖에 없다.

올 시즌 총관중 125만명을 목표로 삼은 두산은 어린이팬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다. 선수들은 한 달에 한 번 그라운드에서 공 주고받기, 가족과 베이스 돌기 등 행사에 참여한다. 이왕돈 두산 마케팅팀장(41)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중은 최소 서너 명이 움직이는 데다 구매력까지 높은 고객층이다. 마케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어린이팬 대상 행사는 관중이 집중되는 주말과 휴일에 진행한다"고 했다.

LG는 2010년부터 매년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를 주제로 야구특강을 개최해 여성팬심(心)을 유혹한다. 특강은 야구규칙 안내와 주요선수 소개, 응원가 함께 부르기 등으로 구성된다. 또 여성들에 인기가 좋은 선수운동복과 액세서리, 인형 등을 기념품으로 판매한다.

주황색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열띤 응원을 하는 프로야구 롯데팬들[사진=김현민 기자]

주황색 비닐봉지를 머리에 쓰고 열띤 응원을 하는 프로야구 롯데팬들[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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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지난달 14일 로즈데이를 맞아 여성팬에 장미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했다. 김건태 롯데 마케팅 담당 매니저(34)는 "올 시즌 목표는 '팬 서비스 강화'다. 갈매기 모양의 소형 모형기(G-드론)를 활용한 시구나 퇴근길 이벤트(경기를 마친 뒤 팬이 선수들과 만나는 이벤트) 등을 통해 선수와 팬, 구단 사이의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구단 마케팅 담당자들은 "성적이 최고의 마케팅"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이기는 야구'는 팬을 불러 모은다. 올 시즌 한화는 홈경기에서 17승 10패를 했다. 대전의 야구팬은 절반에 가까운 열두 경기에서 매진으로 화답했다. 한화는 홈경기 평균 관중 9644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8403명)에 비해 14.7% 늘었다. 주말에 홈경기가 열리면 관중 동원에 매우 유리하다.

날씨도 도와줘야 한다. 실내경기장에 없는 우리 프로야구는 '우천취소'가 흔하다. 올 시즌 100만 관중을 목표로 잡은 SK는 홈 열여덟 경기 기준 관중수 21만5727명(경기당 평균 1만1985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우천취소된 홈경기가 여섯 경기였고, 주말 홈경기는 세 차례에 불과했다. 권철근 팀장은 "6~7월에는 주말에 홈경기가 많이 편성돼 있어 이 기간 동안 관중수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응원도 볼거리다. 구단마다 특징이 뚜렷하다. 특정선수가 타석에 나왔을 때 울리는 응원가에는 선수를 향한 팬의 애정과 관심이 담긴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응원도구로 개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사직구장이다. 주황색 비닐봉지와 찢어진 신문지는 롯데를 상징하는 응원도구다. 사직 관중이 한 목소리로 부르는 '부산 갈매기'에는 구도(球都) 부산의 뜨거운 체온이 담겼다. 그래서 사직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으로 불린다.

사직의 팬들은 극성스럽기로 소문났지만 따뜻함도 숨기고 있다. 1루나 3루 관중석으로 파울볼이 떨어졌을 때 그들은 일제히 외친다. "아 주라!(애 줘라!)". 그들은 어린 야구팬이 야구장에 와 공을 손에 쥐었을 때 느끼는 기쁨과 감동을 공유한다.

'잠실 라이벌' 두산과 LG의 경기는 매 경기가 '대첩'이다. 서울의 응원은 일관된 동작과 화음을 자랑한다. 응원막대로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반원을 그리는 박용택(35ㆍLG)의 응원가, 남성팬과 여성팬의 화음이 돋보이는 정수빈(24ㆍ두산)의 응원가는 듣기만으로 어깨가 들썩인다. 여기에 올 시즌 독이 바짝 오른 한화팬은 매 경기 8회 육성으로 '최강 한화'를 외치며 팀에 대한 '의리'를 표현한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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