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단백질 작동 원리 규명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녹농균의 강한 내성에 대한 원인이 규명됐다. 녹농균은 패혈증, 전신감염, 만성기도 감염증 등 심각한 난치성 감염을 일으킨다. 그만큼 위험한 세균인데 각종 항생제에 높은 내성을 갖고 있어 치료가 어려웠다. 국내 연구팀이 녹농균의 생존전략인 활성산소의 공격을 방어하는 센서인 OxyR 단백질 구조를 낱낱이 밝혀내 녹농균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항세균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OxyR은 세균에서 산화스트레스 방어체계를 조절하는 단백질로 진핵생물의 산화화원 단백질과 유사한 작동원리를 가진다. OxyR은 세균에 존재하는 대표적 활성산소 센서 단백질로 활성산소가 세포에 해를 입히기 전에 미리 활성산소를 인식한다. 방어 단백질들의 생산을 유도하기 때문에 세균의 생존에 필수 단백질로 알려져 있다.
항생제 내성 빈도가 높은 녹농균의 경우 OxyR은 감염 후 숙주 내에서 증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치료에 있어서는 녹농균의 병원성을 떨어트릴 수 있는 주요 타깃이다. 생화학적, 구조적 특징에 대한 보다 정확한 규명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OxyR 단백질의 구조분석으로부터 활성산소가 결합한 모습과 단백질의 전체 얼개 구조가 변해가는 중간단계의 구조도 동시에 밝힐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활성산소 인식과 산화환원 스위치 작동에 대한 보다 정밀하고 일반적인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 하남출 교수와 차의과학대학교 조유희 교수가 주도했다. 자연과학분야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 피앤에이에스(PNA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USA) 4월 30일자(논문명 : Structural details of the OxyR peroxide-sensing mechanism)에 실렸다.
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밝혀내지 못했던 산화환원 스위치의 작동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함과 동시에 새로운 항독력제(내성문제에서 자유로운 신개념 항세균제) 타깃의 구조변화를 확인한 것"이라며 "신개념의 항생제를 발굴하는데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용화되기 까지는 8~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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