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모닌 러 대사 "김정은, 전승행사 참석·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 할듯"

[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알렉산드르 티모닌 주한 러시아 대사는 23일 다음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릴 예정인 제2차 세계대잔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을 거듭 확인했다. 그는 또 김정은 제1위원장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가능성도 내비췄다.

티모닌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언론 보도와 같이 우샤코프 러시아 외교담당보좌관에 따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고, 행사 참여 이외에도 푸틴 대통령과 양자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전승행사 참석에 대해 거듭된 확인 요청에 티모닌 대사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참여는 외교적 통로를 통해서 확인될 수 있으며 항상 공개되는 게 아니다"면서 "그래서 걱정 안해도 된다. 아마도 갈(참석할) 것이다"고 말했다.

전승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의 불참하는 것에 대해 티모닌 대사는 "박근혜 대통령이 일정 때문에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는 통보를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받았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결정을 존중하고 이 결정이 양국관계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우려에 대해 티모닌 대사는 "일부 국제문제에 대해 서로 이견을 갖을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이 모스크바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이런 이견에 기인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티모닌 대사는 이날 러시아 전승 기념행사의 의미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대한 핵 폭격이 일본 항복의 주요 요인이라 동의하기 어렵다"며 "러시아 역사들이 '만주작전'이라 부르는 2700km의 전선에서 1백만명의 일본 관동군을 파멸시킨 것이 일본의 항복을 결정한 주요 요소"라고 말했다.

티모닌 대사는 또 "일부 국가 지도자들이 자국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인종주의를 보급시키는 민족주의자와 극단주의자가 노골적으로 대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을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티모닌 대사는 전세계적으로 나치의 범죄 정당화와 파시즘을 영웅화하는 경향이 대두되고 있는 점을 말한 것"이라며 일본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님을 밝혔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