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인 이완구가 아니라 국무총리 이완구인 만큼, 의혹에 연루돼 있는 것 만으로도 사퇴는 당연"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원다라 기자, 정현진 기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시민사회에서는 사필귀정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며 앞으로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시민·사회단체들은 보수·진보를 가리지 않고 이 총리의 사퇴를 '당연하다'고 평가했다. 강력한 '부패척결'을 외치던 국정 2인자인 총리가 부패에 연루된 만큼, 사퇴는 필연적인 수순이라는 것이다.
경실련 관계자도 "(이 총리가) 공직신분이 아닌 자연인으로 철저하게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만큼, 지금이라도 사의를 표명한 것은 다행"이라며 "국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오히려 총리가 정치자금과 관련해 계속 수사선상에 오르내리며 신뢰를 잃게되면 국정운영도 표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가 사퇴하더라도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불법 정치자금은 사법적 처벌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 총리가) 사퇴라는 정치적 행위로 무마해선 안 된다고 본다"며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이기 때문에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검찰이 더욱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들 역시 국정 2인자인 국무총리의 사퇴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직장인 장현철(30·경남 거제시)씨는 "부패청산을 기치로 업무를 시작한 국무총리가 부패스캔들에 걸려든 것을 보니 박근혜 정부의 '부패청산'이라는 구호가 빈수레에 그치는 것 같다"며 "사퇴한다고 문제를 조용히 덮을게 아니라 확실히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주부 김선자(53·여·인천시)씨도 "아무리 정치인들의 의식수준이 형편없다지만, 국무총리마저 의혹을 받는 걸 보면 도대체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증거인멸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데 하루 빨리 진상이 밝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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