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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보급 화가 '프리다 칼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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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 칼로, 우주와 대지와 나와 디에고와 세뇨르 홀로틀의 사랑의 포옹, 70 x 60.5cm, 1949년.

프리다 칼로, 우주와 대지와 나와 디에고와 세뇨르 홀로틀의 사랑의 포옹, 70 x 60.5cm, 194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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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프리다 칼로(1907~1954년)의 전시가 오는 6월 서울에서 개막한다. 칼로는 20세기 근대미술에 한 획을 그은 멕시코의 여성 화가. 강렬하고 화려하며 원시적인 색감이 일렁이는 자화상으로 잘 알려졌다. 자신은 부인했지만 평단에서는 칼로를 초현실주의적 화가로 간주한다.

영화 '프리다'(2003년)는 칼로의 생애를 소재로 삼았다. 열여덟 살에 당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과 수차례 거듭된 수술, 그림에 대한 열정, 벽화미술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1886~1957년)와의 사랑ㆍ결혼과 남편의 여성편력에서 비롯된 상처와 상실감, 자유분방했던 여행과 동성애,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에 쫓겨 멕시코로 망명해 온 레온 트로츠키와의 만남…. 칼로의 인생은 자체로 영화였다.
대규모 '프리다 칼로' 전시는 국내 최초로, 오는 6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소마미술관에서 열린다. 칼로의 절망적인 삶과 사랑에서 예술혼으로 피어난 멕시코 국보급 작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남편인 리베라와의 사랑과 예술적 동맹, 독재자 포르피리오 디아스(1830~1915년) 정권에 대항한 멕시코 혁명사와 시대상 등을 총체적으로 살펴 볼 수 있다. 또 당대 멕시코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회화, 드로잉, 사진 및 영상, 서신 등 총 100여점 작품이 나온다. 이 중엔 영화 '프리다'와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상, 작가가 사용하던 장신구와 재현 의상도 있다.

프리다 칼로, '원숭이와 함께 있는 자화상', 81.5 x 63cm, 1943년.

프리다 칼로, '원숭이와 함께 있는 자화상', 81.5 x 63cm, 19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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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들은 미국 뉴욕과 멕시코시티에 소재한 베르겔 재단(Vergel Foundation)의 소장품이다. 재단의 컬렉션들은 칼로와 리베라의 친구였던 자끄ㆍ나타샤 겔만 부부가 수집했다. 이 부부는 1930~40년 멕시코 영화 산업을 이끈 부호로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파블로 피카소, 클로드 모네 등의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칼로의 자화상들은 작가 자신이 처한 육체적 고통과 애증에 따른 정신적 피폐가 초현실적으로 묘사돼 있다. 자신을 강인한 모습이면서도 불안한 시선을 담아 그려냈다. 칼로는 "나는 결코 꿈을 그리지 않았다. 나는 내 현실을 그렸다"고도 했다. '우주와 대지와 나와 디에고와 세뇨르 홀로틀의 사랑의 포옹(The Love Embrace of the Univers, the Earth, Myself, Diego and Senor Xolotl)'이란 긴 제목을 지닌 그림에선 자신과 남편의 관계를 신화로 형상화했다. 붉은 원피스를 입은 칼로가 리베라를 아기처럼 안고 있다. 대지의 여신이 이들을 품고 있으며, 우주의 신이 품은 그림의 바탕은 밤과 낮, 어둠과 빛, 달과 태양으로 구분된다. 한 여자에 머물지 않은 자유로운 예술가 리베라를 향한 신랄하면서도 부드럽고, 단단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이 오롯이 배어 나온다.
리베라는 칼로의 남편인 동시에 예술적 동지로, 멕시코 민중미술을 알린 화가로 유명하다. 그는 "정치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대규모 벽화작업을 통해 정치적 선동이 아닌 순수한 혁명정신을 통한 민중 교화를 목표로 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작품과 함께 동시대 멕시코 민중 미술을 엿볼 수 있는 대표 작가 열한 명의 작품 스무 점도 소개된다. 칼로와 같은 시대를 살며 영향을 주고받은 이들은 "멕시코 민중의 예술은 민중의 것이며 위대하다. 또한 민중의 것이기 때문에 집단적"이라고 했다. 02-801-7955.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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