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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환 연출 "연극 '나생문', 우리 사회의 모습 담겨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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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부터 5월16일까지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

연극 '나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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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숲 속에서 한 무사의 변사체가 발견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 비를 피하기 위해 나생문 앞에 모인 나무꾼과 스님, 행인은 이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진실은 미궁 속으로 빠진다. 산적이 무사를 죽이고, 그 부인을 강간한 이 사건을 두고, 관련자들이 각기 다른 증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진실은 무엇일까.

일본의 거장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은 아쿠다카와 류노스케의 단편 소설인 '라쇼몽'과 '덤불속'을 영화로 각색한 작품이다. 1951년 당시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와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등을 수상하며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달 10일 개막한 연극 '나생문'은 2003년 극단 수(秀) 창단 작품으로, 5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10일 오후 서울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구태환 연출은 "소설 '나생문'은 일본에서는 교과서에 실려 있고, 대학입시를 위해서 반드시 공부해야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라며 "작품 속 상황이 내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간결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연극에서는 한 살인 사건을 두고 산적, 부인, 무사(혼령), 행인의 입장을 차례로 보여준다. 증언하는 이들이 바뀔 때마다 배우들의 연기톤이 미묘하게 바뀌는 점이 흥미롭다. '산적' 역을 맡은 배우 김태훈은 "'나생문'은 이미 훌륭하기로 검증된 작품"이며 "지난해에 '에쿠우스', '고곤의 선물' 등에서 지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나생문'에서는 나에게 있는 야생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각 장면이 전환될 때 흘러나오는 타악기 소리도 작품 전체의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어울린다. 구 연출은 "우리나라의 판소리를 보면 고수가 나와서 북을 치며 주거니 받거니 하는데, 그런 한국적 포맷을 작품에 이용해보고 싶었다"며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북 소리가 매력적으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부인 역을 맡은 이항나 배우는 "'나생문'은 연극성이 강하고, 무대 배우들만이 할 수 있는 작품"이며 "'부인' 역할도 진폭이 큰 캐릭터여서 이를 살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나생문'은 한 가지 사건을 두고 각각의 인물에 따라 진술이 달라지는 구성을 통해 무엇이 진실이며, 인간 본연의 모습인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인간은 그 자신에 대해 정직해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얘기할 때면 언제나 윤색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말이 작품의 핵심을 찌른다.

이밖에 '고곤의 선물', '억울한 여자' 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박윤희와 '사랑별곡', '라이겐' 등에 출연했던 박초롱이 2009년에 이어 다시 산적과 부인 역으로 더블 캐스팅됐다. '무사' 역에는 박근수와 임지환이, 수도승 역에는 정재성, 나무꾼 역은 이도엽, 노파/무녀 역은 황세원, 가발장수 역은 김성철이 각각 연기한다. 공연은 4월10일부터 5월16일까지 이해랑예술극장에서 진행된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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