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차기 다연장로켓포(MLRS) '천무'가 반쪽 성능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거리가 늘어난 유도탄과 무유도탄을 장착해 올해 하반기부터 배치하기로 했지만 무유도탄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25일 군관계자에 따르면 천무는 올해 하반기부터 육군 전방 군단에, 내년부터는 서북도서에 배치하기로 했다. 천무는 기존 130㎜ 다연장 ‘구룡’을 대체하기 위해 주한미군과 육군에서 사용하고 있는 MLRS를 성능개량한 장비다. 군은 천무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3조 5182억원을 쏟아부었다. 국내 방산기업들이 천무시스템에 필요한 발사대, 탄약운반차, 유도탄 등 개발해 양산계약도 체결했다.
미측에서 국내 방산기업에서 MLRS 무유도탄 기술을 활용할 경우 자국 내 확산탄 규제법률에 적용받을 것을 요구하고 ‘불발률 1% 이하’ 조건을 내걸었다. 국내 방산기업은 2013년 3월부터 불발률 검증을 위한 실사격을 실시하고 새로 개발한 무유도탄의 성능을 입증받았다.
하지만 미국 측의 입장이 돌연 바뀌었다. 미국방부는 2013년 9월에 의회를 설득하기 힘들다며 6가지 조건에서 불발률 1% 이하가 나오는지 재검증하겠다고 나섰다. 한미는 그해 10월 안보협의회(SCM)에서 추가시험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결국 재검증을 했지만 국내 개발 무유도탄은 불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결국 한국군은 천무를 개발해 놓고도 무유도탄 없이 올해부터 실전배치해야할 상황에 처해진 셈이다. 기존 MLRS 무유도탄도 다시 생산할 수 없다. 미측과 맺은 MLA 기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서해지역에 장사정포 중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대폭 늘리고 있어 화력전을 위한 국내개발생산이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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