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구직자 수 고졸 바짝 추격
정부 공식 집계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사실상 실업자 상태인 청년층 잠재구직자 중 절반 가까이가 대졸 이상 고학력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청년 취업준비자들의 학력을 보면 과반에 가까운 44.4%가 대졸 이상이었다. 청년 26만4000명이 대학이나 대학원을 나와서도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은 청년층 잠재구직자 중 고졸 학력이 30만7000명(51.8%)으로 더 많았으나, 대졸 이상과 크게 차이가 없어 고학력 청년 실업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학력 청년들이 스펙 쌓기 등에 열중하느라 취업준비를 오래함에 따라 청년 빈곤, 출산율 저하 등 사회문제가 심화하는 모습"이라며 "정부가 정책 대상을 이런 '니트족'으로 좁혀 일자리를 마련하고 취업교육을 지원하는 등 다각도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니트(NEET·Not in Employment, Education or Training)족이란 취업 연령대이면서도 교육이나 직업 훈련을 받지도, 일을 하지도 않는 청년층을 말한다.
청년층 잠재구직자는 남성(54.2%)이 여성(45.8%)에 비해 더 많았다. 백수 신세로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 미혼자가 95.4%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편 자녀 교육비 마련, 노후 준비 등을 위해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주부들이 많아지면서 중장년층(50~54세)이 전체 잠재구직자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전체 69만6000명의 중장년층 잠재구직자 중 여성은 41만1000명으로 남성(28만5000명)을 훌쩍 앞섰다.
반면 5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남성(53.7%)이 여성(46.3%) 비중을 압도했다. '100세시대'를 맞아 은퇴한 남성들이 대거 재취업을 희망,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총 고령층 잠재구직자 수는 57만8000명이었다.
잠재구직자는 지난 1년 내 구직활동에 나섰지만 끝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사실상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포함한다. 1월 구직단념자는 49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5000명 증가했다. 1월 구직단념자 수는 역대 최대치다. 구직단념자는 지난 2010년 2월 처음 20만명대를 기록한 뒤 지난해 3월에는 3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5월 40만명대로 올라선 뒤 9개월 연속 40만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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