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신규 유입자금 작년 4분기 이후 감소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이 펀드시장에서는 '중박'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대박론에 발맞춰 자산운용사들이 출시한 통일펀드의 올 들어 수익률은 다른 펀드들에 비해 양호했으나, 신규 유입자금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급감했다.
11일 아시아경제신문이 에프엔가이드 등에 의뢰해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이후 지난해 상반기에 출시된 5개 통일펀드를 분석한 결과,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평균 수익률은 6.08%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5개 통일펀드의 설정 후 평균 수익률은 5.68%.
통일펀드의 수익률은 대부분 비슷한 유형의 다른 펀드들의 수익률을 웃돌았다. 5개 통일펀드의 유형은 크게 주식형과 채권혼합형으로 나뉜다. 올 들어 지난 6일까지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4.52%, 채권혼합형의 수익률은 1.82%였다. 같은 기간 주식형 통일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19%를 기록해 주식형펀드 전체 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채권혼합형은 1.62%로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수익률에 비해 자금 유입규모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자(주식)A형'은 지난해 3월13일 설정 이후 9월까지 516억원의 자금이 유입됐으나 , 10월 이후 올해 3월 현재까지 11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10월 이후 유출된 자금도 11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유입된 자금이 현재 순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통일펀드의 전반적인 수익률은 시장 평균을 웃도는데 반해 설정액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장기적인 기대를 가지고 만들어진 펀드지만 지난해 4분기 이후 크게 줄어든 유입자금 규모를 볼 때, 과거 정책펀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것. 이명박 정부의 녹색펀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행을 타듯 일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현상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유입자금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 또한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사 한 펀드매니저는 "통일펀드가 가지는 의미는 크지만 지금까지는 과거 정책펀드와 다른 게 거의 없다"며 "일관된 정책을 토대로 한 동기부여를 비롯해 일정한 결과물이 도출돼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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