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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버핏인가]15. 버핏워너비 94만명…그는 재벌 넘어 '財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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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빅시리즈 #15. 식지않는 '버핏열풍'

아마존닷컴 검색하면 관련 서적만 약 3000권
이름을 도메인으로 사용한 사이트도 수십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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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워런 버핏은 2013년 5월 자신의 첫 트위터 계정을 개설했다. 첫 트윗으로 '워런이 여기 떴다(Warren is in the house)'라고 짧은 인삿말을 남기자 45분만에 4만5000여명이 그를 팔로우하기 시작했다. 1분에 1000명 꼴로 친구가 생긴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버핏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더 빨리 팔로워를 끌어모았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그의 트윗은 총 4개뿐이지만, 팔로워는 94만명이 넘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버핏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버핏이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버핏 관련 책만 약 3000권= 워런 버핏이라는 이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그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우선 버핏에 관한 책은 2000년 초반부터 출간되기 시작해 국내에 약 100권이 나와 있다. 이 중 40%가 번역본이 아닌 한국인 저자가 낸 책이다. 대형 서점에 가면 버핏에 관한 책이 다양한 코너에 꽂혀 있다. 그는 주식투자부터 자기계발서, 교육ㆍ학습서, 소설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분야의 책에서 두루 언급되는 인물로 꼽힌다. 국내에서 버핏의 존재감은 성공한 미국인 주식투자자를 넘어서 좋은 습관을 본받을 만한 인물이나 롤 모델 등으로 자리매김했다.

주식투자 지침서에서는 주로 버핏의 투자 철학과 가치투자 방식에 대해 다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서에서는 반기문,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의 셀러브리티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특히 버핏은 11살 때부터 투자를 시작해 성공을 이룬 만큼 자기계발서의 소재로 쓰이거나 좋은 습관을 지닌 대표적인 인물로도 꼽히고 있다. 미국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에서 버핏에 관한 책을 검색하면 100페이지가량이 나온다. 약 3000권에 달하는 규모다. 버핏의 자서전부터 명언집, 기업가들에게 주는 교훈, 경영학부 학생들과의 간담회에서 오간 이야기를 담은 책까지 그 주제가 무궁무진하다.

워런 버핏의 이름을 도메인명으로 쓰는 사이트도 수십 개에 달한다. 특히 '워런버핏닷컴(warrenbuffett.com)'에는 버핏과 버크셔 해서웨이 관련 뉴스들이 매일 업데이트된다. 이 사이트에는 버핏처럼 부자가 되는 10가지 방법이 나와 있다. ▲이윤을 재투자하라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라 ▲기회를 놓치지 마라 ▲거래사항을 잘 살펴라 ▲작은 지출에 주의하라 ▲돈을 빌릴 때 제한을 둬라 ▲인내심을 가져라 ▲멈춰야 할 때를 알라 ▲위험을 평가하라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알라 등으로 부자 되기 '십계명'인 셈이다. 그 외에도 버핏에 대해 다루는 사이트들은 버핏북스(buffettsbooks.com), 워런 버핏의 주식 포트폴리오(warrenbuffettstockportfolio.com), 버핏의 투자비결(buffettsecrets.com), 버핏처럼 사기(buylikebuffett.com), 버핏 자주 묻는 질문(buffettfaq.com) 등 다양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인문학 고전처럼 버핏 연구
국내서 버핏 투자 스터디 모임 회원수 9700명 달해


◆버핏은 한국서도 10년간 주식투자의 '구루'= 국내 주식투자자들 사이에서 버핏의 가치투자는 마치 인문학의 '고전'처럼 통용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로도 '현명한 투자자들의 모임' '가치투자연구소' '행복한 투자 이야기' '워런버핏ㆍ벤저민 그레이엄 연구모임' 등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곳 회원들은 버핏의 투자 기법을 토대로 기업 분석과 평가, 시장 전망 등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특히 워런버핏ㆍ벤저민 그레이엄 연구모임의 회원은 9700여명에 달한다. 이 커뮤니티 운영자 주영성씨는 2012년부터 서울, 광주, 부산 등을 돌며 가치투자에 관심 있는 회원 30여명을 상대로 꾸준하게 주식의 기초부터 배우는 스터디를 꾸려 강의를 펼치고 있다. 그는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이 주식투자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됐으며, 주식시장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국투자교육연구소는 2008년부터 '워런 버핏 투자교실'을 개설해 매주 토요일 6시간씩 총 36시간 동안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통해 재무제표 분석, 사업보고서 읽는 법, 기업가치 평가, 적정주가 계산법, 자산배분 전략 등 주식투자 전반에 걸친 교육을 펼치고 있다. 7년째 계속된 수업에는 22기까지 총 1000여명이 배출됐다. 다음 달 7일부터 수업이 시작되는 23기 수강신청도 이미 모집정원인 40명을 다 채워 마감됐다. 강의료는 55만원으로, 적지 않은 비용임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한 졸업생은 "주식 투자의 핵심인 시간과의 싸움에서 조바심을 버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렇듯 좀처럼 식지 않는 버핏 열풍에 대해 류종현 한국주식가치평가원 대표는 "가치투자의 방법론을 정통으로 구사하면서 투자자 출신 중에서는 세계 제1의 부자인 점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버핏에 대한 관심은 시간이 지나면서 식을 성격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붐'이 아닌 장기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주식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버핏을 좋아하는 건 세계적인 재벌이면서도 소탈해보이는 이미지, 단순하면서도 검소한 생활습관, 통 큰 기부 등이 주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류 대표는 버핏만이 지닌 매력에 대해 "확실한 방법론과 인내심, 변치 않는 열성적인 태도"를 꼽았다. 그는 "확실한 가치투자 방법론에 바탕을 두고 자신만의 전략을 확립한 후, 오래도록 자신의 스타일을 발전시키면서도 투자에 대한 변치 않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며 "엄청난 부는 단순히 그 결과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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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추종자 많지만 '제2의 버핏' 되긴 어려워= 버핏의 투자방식이 오랫동안 인정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치투자 연구와 교육에 앞장서 온 류 대표는 버핏이 추구하는 가치투자가 가장 기본에 충실한 주식투자 방법이라고 말한다. 그는 "버핏을 포함한 세계적인 가치투자 대가들이 말하는 투자원칙들은 상승장, 하락장, 횡보장 등 모든 주식시장에서 통용되는 기본적인 방법론"이라고 설명했다. ▲원칙대로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여러 기업에 나누어 투자하며 ▲제 가치보다 싼 값에 투자한다면, 주식시장이 불황일 때 주식을 더 살 수 있는 기회가 오고 활황일 때 주식을 일부 팔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고려대 가치투자 동아리 큐빅(KUVIC) 회장을 지낸 김현준 더퍼블릭 운용총괄이사는 "바이오, IT(정보기술) 등 버핏이 볼 때 실체가 부족한 회사들이 주가가 오르는 게 우리나라 주식시황인데, 그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을 하는 게 버핏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논리인 것 같다"고 전했다. 주식시장의 변곡점을 지나고 나면 "아 역시 버핏처럼 투자를 했어야 되는구나"라는 식으로 가치투자가 설득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김 이사는 버핏이 내부자 정보나 증권사 보고서에 의지하지 않고, 기업들의 연차보고서를 꾸준히 읽음으로써 업체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점을 높게 샀다.

그렇다면 많은 투자자들이 버핏을 '워너비'로 삼으며 그의 투자 방식을 교과서로 삼고 있지만, 국내에서 '제2의 버핏'이 탄생하기 힘든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이사는 돈에 대한 욕심이나 공포없이 기업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장기투자를 하는 버핏의 방식을 개인투자자들이 추구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버핏은 투자 방식을 조금씩 발전시키면서도 근본적으로 평생 똑같은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에 반해 우리나라 금융시장은 급하게 끓었다 식으며, 유행이나 입소문에 쫓아 실패하는 경향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을 지켜서 정도를 걷지 않으면 결국에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얘기"라며 "하나의 좋은 방법론을 찾고 그걸 지키려고 노력하면 주식이든, 인생이든 언젠가 성공한다는 사실을 버핏이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보다 노력하는 사람, 지식을 쌓은 사람이 모든 열매를 가져간다"고 정리했다. "대중들은 버핏의 부, 돈을 버는 방법 그리고 지금 어떤 종목들을 매수하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관심이 큽니다. 하지만 정작 그가 부를 이룬 근본적인 원인, 가치투자의 원칙과 전략전술, 그리고 누적된 경험량 등에 대해선 관심이 적습니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만이 결국 주식시장에서 한 명 한 명의 작은 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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