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화성엔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외계인은 과연 괴물처럼 이상하게 생겼을까. 영화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웜홀은 존재할까. SF소설이나 영화들은 수많은 추측과 이론을 만드는 '우주공간'의 이미지를 마치 실재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하지만 우주는 일반인들에게 여전히 판단이 불가능한 세계이자, '접근하기 어려운 언어와 논리로 구성된 환상의 영역'이다.
최근 열리고 있는 '우주생활' 전시는 이 같은 우주를 '환상'이 아닌 '실제적 감각'을 통해 바라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주를 알아가기 위해 그동안 인간이 쌓아올린 노력과 그 결과물인 우주선과 같은 기계들 그리고 우주탐험의 역사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다양한 기록 사진으로 살펴보게 했다. 여기에 과학기술을 소재로 한 현대미술 작품들을 모아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성찰토록 한다.
총 30점으로 구성된 현대미술 작품 중에는 실제 인공위성과 똑같은 형태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가짜 인공위성이 나무로 만들어져 비치돼 있다. 모양은 같지만 작동이 되지 않는 이 인공위성은 '실체는 없고 표상만 존재하는 우주'를 암시하는 듯하다. 열여덟의 나이에 울산 현대중공업에 들어가 용접사로 수년간 일한 적이 있는 조춘만 사진가의 '석유화학공장' 사진에는 기계의 작동이 왕성한 산업현장의 모습이 드러난다. 또한 폭격기, 미사일처럼 무기개발과 관련 있는 항공기술의 발달에 부정적인 시각을 담은 회화작품도 있다.
전시기획을 맡은 기계비평가 이영준 교수(계원예대 융합예술과)는 "우리가 상상하는 우주는 아름답지만, 실제로는 다가가기 힘든 너무나 가혹한 환경이다. 또한 우리가 서 있는 곳도 우주 안의 일부다"라며 "우주에 대한 기록 사진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한 우주를 좀 더 알기 위해서는 과학적 태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과 우주, 인간에 대한 질문이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장에 화물선 선원복을 입고 나타난 이 교수는 "최근 한 달 동안 선박 기계를 연구하기 위해 배를 탄 적이 있다"고 얘기했다. 그는 우주에 대한 호기심을 과학과 기계에 대한 탐구로 발전시켰다. 이 교수는 "초등학생이었던 1969년 7월21일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을 TV로 봤던 게 잊혀지지 않는다. 그것이 과학적 호기심을 일으킨 계기가 됐고, 그것이 기계미학의 정점에 닿는 우주선과 같은 기계들, 광활한 우주의 신비에 대한 탐구로 이어졌다"며 "지구환경을 인위적으로 '망가뜨리는' 인간은 기계를 발명하면서도 또 기계에 의존해 살아간다. 이 같은 환경과 그 의미에 대해 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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