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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아이즈'를 통해 삶의 가치를 되새겨보다(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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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아이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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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사랑하는 남편이 입만 열면 거짓말에, 내가 모르는 비밀을 잔뜩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게다가 나의 재능을 도둑질해 큰 돈을 버는 파렴치한 남자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이 이야기는 화가 마가렛 킨의 실화다.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선사한 실화가 영화 '빅 아이즈'로 탄생했다.

개봉 이후 관객들의 꾸준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이 영화는 재기발랄한 연출력을 뽐내는 팀 버튼 감독의 신작이다. 소란스럽거나 기괴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영상미가 시선을 붙잡는다. 물론 부부의 갈등이 심화되는 장면에서는 작품도 함께 요동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남녀노소 누구든 편안히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팀 버튼 감독은 '빅 아이즈' 그림을 스크린으로 끌어오면서 자신만의 환상적인 세계를 구현해냈다.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여자가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하고, 인생을 찾기 위해 투쟁을 벌이는지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혼자 딸을 키우는 이혼녀가 새로운 사랑에 빠지고 재혼까지 하게 되지만, 이후 다가오는 불행의 그림자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부부간의 갈등, 어머니와 딸의 관계 등 감정적인 부분은 물론 주인공들이 지닌 물욕(物慾)은 보통의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예술가로서 추구하는 삶의 가치에 대한 부분이 남다른 상황이다. 관객들은 마가렛 킨의 삶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영화는 무엇보다 명불허전 배우들의 연기력에 큰 힘을 받았다. 사기꾼 월터 킨으로 분한 크리스토프 왈츠는 극명한 감정 변화는 물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허세 가득한 남자 주인공을 완벽하게 연기하며 몰입을 도왔다. 고달픈 삶을 사는 화가 마가렛 킨은 에이미 아담스가 연기했다. 쫓기는 듯한 불안한 눈빛과 부서질듯 가녀리면서도 강인한 양극화된 매력을 지닌 이 배우는 '빅 아이즈'를 통해 여배우로서의 확실한 존재감을 입증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구성이다 보니,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긴장감을 주진 않는다. 그러나 상황별로 변모하는 캐릭터들의 심리와 위태로운 순간들, 그림이 주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분위기가 관객을 매료시킨다. 영화가 끝날 때쯤엔 그림 속 큰 눈의 아이와 헤어지는 게 아쉬울 정도다. 러닝타임 105분. 12세 관람가.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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