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동북아역사재단이 8년 만에 '중국 정사 외국전 역주' 시리즈를 전 23권으로 완간했다.
‘중국 정사 외국전 역주’ 사업은 중국 왕조가 펴낸 공식 정사(正史)에서 외국이나 인근 민족에 관한 기록인 ‘외국전(外國傳)’만을 뽑아 번역·주석해 발간하는 프로젝트다. 역대 중국 왕조가 정사를 편찬한 목적은 국가권력으로 역사인식을 통일하려는 데 있었다. 때문에 정사의 체제나 내용도 중국 왕조의 시각이 강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었으며, 특히 외국이나 다른 민족에 관한 부분은 철저하게 중국 왕조의 눈으로 정리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번역·발간 대상으로 삼은 중국 정사들은 한나라 시대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에서부터 청나라 때 펴낸 '명사'(明史)에 이르기까지 총 22종이며, 다루고 있는 ‘외국’만 해도 일본,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등 해양 지역은 물론, ‘서역’이라 불린 투르키스탄, 티베트, 이란, 아라비아에 이르는 중앙아시아 지역과 몽골 등 북방지역을 아우르고 있다.
김유철 연세대 사학과 교수, 하원수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 등 2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중국 정사의 해제, 교열, 역주를 맡았고, 번역은 원문에 충실하되 중국 중심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표현들은 주석을 달아 그 실체를 설명했다. 특히 해당 국가나 민족의 역사 기록이나 고고유물을 최대한 검토해 독자들이 ‘정사’ 본래의 중국 중심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어 당시 시대를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정사 전체에서 외국전만을 대상으로 역주 작업을 한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역주 시리즈는 연구자에게는 연구에 깊이를 더하고, 일반 시민에게는 동아시아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교류의 실상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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