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미끼 20대女 농락한 강남 '스타강사'…피해자 신용카드로 신혼여행까지

강남 유명 학원강사, 결혼 빙자해 수억원 뜯어내

결혼 미끼로 20대 여성 농락한 강남 '스타강사'…피해자 신용카드로 신혼여행까지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강남 유명 '스타 강사'가 결혼을 빌미로 미혼여성들에게 거액을 뜯어냈다.

20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미국 명문대 학력과 '스타 영어강사' 경력을 내세워 미혼여성들로부터 결혼자금 명목으로 수억원을 뜯어낸 혐의(사기)로 학원강사 A(28)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 모바일 소개팅 어플로 만난 B(26·여)씨에게 접근, 결혼준비자금을 만들자며 대출과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등을 통해 마련한 돈을 송금받는 등 여성 2명으로부터 2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A씨는 '나는 미국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대출을 받을 수 없다'며 사채업자들을 여성들에게 소개하고 고이자의 대출을 받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러 장의 신용카드 한도액을 최고로 높인 뒤 현금서비스를 받게 해 돈을 챙기기도 했다.

A씨는 두 여성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한편 다른 여성과 동시에 교제해 지난해 9월 결혼식을 올렸다. 심지어 A씨는 스위스로 신혼여행을 떠나며 '업무상 해외출장'이라고 속이고 피해자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신혼여행 경비를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A씨는 지난 10월 말쯤 B씨의 대출한도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액이 초과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별을 통보했다. B씨는 그때서야 자신이 속았다는 점을 깨닫고 카드내역서 등을 통해 A씨의 결혼과 신혼여행 사실 등을 확인했다.

뒤늦게 속은 사실을 안 B씨는 우울증과 자살충동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졸지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B씨는 이자만 매달 440만원을 부담할 처지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B씨의 부모까지 나서 A씨에게 피해 금액을 보상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들어주지 않자 지난 11월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2009년부터 혼인을 빙자해 돈을 뜯어내는 동일 수법으로 3차례나 교도소에 수감된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현재 강남의 유명 어학원에서 강의 중이며 작은 어학원 원장도 역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여성들은 A씨의 경력과 언론보도에 소개된 유명세에 현혹돼 A씨의 결혼약속을 믿고 대출까지 받아 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결혼할 상대가 따로 있었고, B씨와는 애초 진지한 관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면서 "A씨는 받은 돈 전액을 결혼자금과 채무변제에 썼고 전혀 죄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