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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으로 바위깨보자"…국민내비 김기사 성공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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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록앤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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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현의 벤처, 운명의 그 순간] ⑫박종환 록앤롤 대표, 국민내비 김기사 개발해 대기업과 경쟁…누적 가입자 850만명 돌파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이미 이통사가 장악해놓은 내비게이션 사업을 왜 시작하려고 하십니까. 계란으로 바위치기에요."
박종환 록앤롤 대표(43)는 반박할 수가 없었다. 2009년 한국에 최초의 스마트폰(아이폰3GS)이 도입된 이후 휴대용 내비게이션 사업은 통신사만이 누릴 수 있는 독점사업이었다. 당시엔 포스퀘어, 고알라, 룹트 등 이용자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체크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소위 '대박나는'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내비게이션 사업을 고집하던 박 대표를 그의 지인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때 사람들 말에 귀를 잘 기울였다면 지금의 김기사는 없었겠죠. 내비게이션은 당시 통신사들의 중요한 전략사업이었으니 돈 한 푼 없는 벤처가 뛰어드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었죠."

박 대표는 며칠을 고민했다. 밀어붙일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그러나 결국 모두의 충고와 조언을 뒤로하고 2010년 내비게이션 사업에 뛰어 들기로 마음먹는다. 이러한 도전은 2003년 KT 협력업체 '포인트 아이'에서 근무할 당시 국내 피처폰에 탑재할 수 있는 휴대용 내비게이션을 최초로 만든 장본인이었기에 가능했다.
'국민내비 김기사'로 알려진 록앤롤은 박 대표가 포인트 아이에서 함께 동고동락하던 여섯 명의 동료와 지난 2010년 5월 설립한 벤처기업이다. 록앤롤은 2011년 3월11일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를 출시했다. 김기사는 벌집 모양의 사용자인터페이스(UI)가 특징이며,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누적 가입자가 850만명을 돌파했다. 월평균 길 안내 건수는 8000만건에 달하는 등 현재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 시장에서 SK텔레콤의 '티맵'과 양자구도에 있다.

주변의 말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사업에 뛰어든 탓이었을까. 김기사를 출시하자마자 박 대표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김기사 출시 당일날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해 언론사에 배포했던 홍보용 자료가 지진 뉴스 속에 파묻힌 것. 개업집 분위기가 초상집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박 대표는 "1년 가까이 노력해 만든 첫 결과물이 나온 순간 그 어느 때보다 기뻤다"면서 "하지만 보름 넘게 일본 지진 뉴스만 올라와 홍보가 전혀 되지 않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기사가 처음 나왔을 당시에는 지금처럼 모바일 광고를 통한 수익모델이 없어 유료서비스를 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이통사가 무료로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앱 서비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투자를 받으려고 해도 투자사들이 '이거 이통사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건데 매출이 날 수 있겠느냐'며 비관적인 반응을 보이기 일쑤였다.

"당시 통신사들은 내비게이션 앱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었어요. 통신요금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으니 얼마든지 무료로도 제공할 수 있었죠. 스타트업이었던 우리는 유료 아니면 돈을 벌 방법이 없어서서 한 달에 0.99달러의 가격에 출시했어요. 결제율이 15%정도 나오는 등 나름 인기가 있었지만 나머지 85%를 잡고 통신사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무료 전환이 필수라고 생각했어요."

박 대표가 무료전환을 준비하고 있던 찰나에 김기사가 '2011 대한민국 모바일앱 어워드'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어두웠던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이러한 기세에 힘입어 다음해인 2012년 1월 김기사는 전면 무료 전환을 선언한다. 박 대표는 "음성 광고와 화면 광고를 따기 위해 광고주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득해야 했다"면서 "이러한 노력 덕분에 김기사에 광고를 넣을 수 있게 됐고 안정적인 수입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무료전환 이후 김기사는 입소문을 타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용자가 늘다 보니 교통정보도 도로공사나 콜택시 사업자로부터 구입하던 것에서 자체 솔루션을 통해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바꿨다. 김기사 사용자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패턴을 분석해 가장 빠른 길로 안내하는 방식이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기회도 쉽게 다가왔다. 2013년 말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를 비롯, 국내외 3개 기업으로부터 30억원을 투자받은 록앤올은 일본 공략에 나섰다. '드라이비(Dribee)'란 이름으로 이달 중 일본 이동통신사 KDDI의 앱마켓 'AU스마트패스'에 입점이 확정됐다. 박 대표는 "처음 창업을 결심했을 때 목표가 한ㆍ중ㆍ일 세 국가에서 김기사 앱만 있으면 어디든지 갈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면서 "중국도 빠르면 내년 정도에 서비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국민내비를 넘어 아시아의 내비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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