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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리포트③]중국 'IT BAT맨' 세계 패권 장악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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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검색·전자상거래·SNS시장 두각
中 부자서열서 부동산 재벌 제치고 톱3 휩쓸어
홍콩·뉴욕증시 등에 상장, 자본확보…공격적인 M&A 투자


[차이나리포트③]중국 'IT BAT맨' 세계 패권 장악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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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1.571억위안. 한국 돈으로 약 10조원이다. 한 업체가 하루 만에 벌어들인 돈이다. 어마어마해서 감이 안 온다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성적표와 비교해보면 된다. 지난해 10~12월 3개월간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52조원이었으니, 이 업체는 하루 만에 3개월 동안 삼성전자가 번 돈의 5분의 1을 벌어들인 셈이다. 지난해 미국의 쇼핑 잔치 '사이버먼데이'의 하루 온라인 총 매출 20억달러보다도 5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날은 지난해 11월11일. 이 기업은 중국의 '정보기술(IT) 공룡' 알리바바다. 중국에서는 11월11일을 솔로를 의미하는 숫자 1이 4개나 겹쳤다는 데서 '솔로데이'라고 부르며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열기는 뜨거웠으며 전 세계로 퍼졌다. 행사 전날 밤부터 1000만명 이상이 온라인 창을 켜고 할인 행사가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중국 외에도 홍콩, 러시아, 미국 등에서 순서대로 많은 물건을 구매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217개국에서 중국 솔로데이 할인행사를 기웃거렸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성과일까. 1999년 50만위안을 투자해 기업 간 거래(B2B) 인터넷 중개사이트를 연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은 "스스로가 IT 분야에 무지했기 때문에 나와 같은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인터넷ㆍ모바일 상거래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15년 이상 시행착오를 거친 결과다.

 
#2.지난해 중국 부(富)의 순위가 요동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매년 발표하는 '중국부자 순위'에서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195억달러), 바이두 창업자 리옌훙(147억달러), 텐센트 최고경영자(CEO) 마화텅(144억달러)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식음료업체 오너가 상위권을 차지했던 그간 부 축적의 모델이 단숨에 'IT 공룡'을 거느린 'IT 큰 손'에게로 돌아갔다.
중국 인터넷서비스 기업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패권장악을 현실화하고 있다. 샤오미ㆍ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 역시 '본질은 소프트웨어'임을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 소프트웨어의 중심에는 'BAT'가 있다.

BAT는 중국의 3대 IT공룡 기업인 바이두(Baiduㆍ검색), 알리바바(Alibabaㆍ전자상거래), 텐센트(TencentㆍSNS)를 총칭하는 말이다. 중국 내 각각의 서비스 영역에서 과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미국의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대칭구도를 이룰 정도로 급성장했다. 세계적인 창업의 성지인 미국 실리콘밸리도 위협할 정도다. 아직 글로벌시장 장악력은 미국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 하지만 지난해 대박을 터트린 알리바바의 미국 상장에서 볼 수 있듯 외형에 날개를 단 중국 인터넷기업들은 ICT분야의 주요 2개국(G2)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주목받고 있다.

알리바바 '독신자의 날'(11월11일) 행사 매출

알리바바 '독신자의 날'(11월11일) 행사 매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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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 'BAT'…글로벌 영향력 가속화= BAT의 성장 토양은 거대한 내수시장에 있다. 세계 최대라는 13억명의 막강한 자산과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시장이 뿌리다. 중국의 인터넷 서비스시장은 연평균 50% 이상씩 뛰고 있다. 후발주자지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 유사한 글로벌 서비스를 자국 환경에 맞게 재탄생시켜 비약적 발전을 이뤘다. BAT는 이 같은 중국 인터넷 산업 발전을 자양분으로 글로벌 거대공룡으로 키워 나갔다. 바이두는 중국시장 최대 온라인 검색엔진이다.

자국 내 점유율만 80%에 육박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핫이슈의 주인공이다. 역대 최대규모인 250억달러(27조5000억원)로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시가총액으로는 애플을 위협할 정도다. 소매업 전자상거래 타오바오, 온라인 결제 알리페이, 인터넷금융 위어바오 등이 전자상거래가 강점이다. 텐센트는 중국판 카카오톡인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을 핵심 경쟁력으로 중국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1위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해외상장을 통한 자본 확보는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발전경로다. 내수기반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높인 후 홍콩증시, 나스닥, 뉴욕증시 등에 상장해 자본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152조원, 바이두는 81조원, 알리바바는 290조원에 달한다. 이는 BAT뿐만 아니라 중국 인터넷 기업의 트렌드가 됐다. 지난해에만 중국은 모두 12개의 인터넷 기업이 미국에 상장했다. 김성옥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성장은 정부의 보호주의적 정책, 탄탄한 내수시장, 해외상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 활발한 인수합병(M&A)과 투자, 기술 및 시장 확보라는 선순환 구조 위에서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자금 확보해 전방위 M&A=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중국 기업들은 M&A를 통해 장악력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13년 중국 인터넷 기업의 M&A는 317건, 143억5000만달러 규모(278건 기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해외기업 인수는 14건, 23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BAT의 성장모델이기도 하다. 바이두는 2011년 중국여행 관련 정보수집업체 취날(Qunar)을 3억6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총 16개 기업에 30억달러를 투자했다. 텐센트는 2010년 중국 SNS 업체 컴센즈(Comsenz)를 3억달러에 인수한 이후 45개 기업에 약 84억달러를 투자했다. 특히 한국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가 눈에 띈다. 카카오(720억원ㆍ 9.9%지분 확보)를 시작으로 CJ게임즈(5300억원ㆍ28%), 파티게임즈(200억원ㆍ20%)에 투자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M&A에 나서며 공격적으로 투자를 한 기업은 알리바바다. 2010년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벤디오(Vendio)를 인수한 이후 34개 기업에 약 160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만 10건의 M&A 및 지분 인수를 실시했다.
BAT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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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업분야로 먹이사슬 확장= BAT는 온라인결제뿐 아니라 인터넷금융, 스마트카, 쇼핑, 오프라인 유통, 의료, 영화 등 각종 신산업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의 강점은 무엇보다 막강한 자본력, 자본에 기반한 자체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를 연동한 생태계 구축 등 끝없는 혁신 노력이다. 향후에도 산업 전 방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끊임없는 먹거리 사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위챗을 앞세워 해외진출을 모색할 전망이다. 또 지난해 왕푸징 백화점, 음식점 리뷰 플랫폼 디안핑, 전자상거래 업체인 JD.COM 등의 지분을 인수한 만큼 위챗과 연계한 온·오프라인(O2O) 거래 및 유통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은행업 허가를 받아 온라인 금융시장도 본격 진출한 텐센트는 모바일결제시장의 글로벌 공략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역시 알리바바제국을 건설 중이다. 온라인 쇼핑ㆍ물류ㆍ금융ㆍ메신저ㆍ게임·모바일 지도 등에 이어 문화·영화 콘텐츠 영역까지 진출하며 최근엔 영화사도 설립했다. 바이두도 쇼핑, 금융, 게임, 영화, 택시, 부동산시장에 이어 무인자동차 개발 등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하는 사업에 모두 뛰어들었다. 또 전자상거래, 콘텐츠 분야에 진출하며 사업 다각화와 변신을 시도 중이다. 조성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ICT 기업들이 규모, 시장지배력, 자금력, 서비스의 포트폴리오 등에서 우리나라를 추월해 미국과 맞대결 모드로 들어가고 있다"며 "향후 라이벌 경쟁의 전개 방향에 전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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