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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전망]②'위기와 기회 상존하는' 한일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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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독도·교과서 등 난제 산적…수교 50주년에도 위기요인 더 많아

우리 땅인 독도 앞을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거친 물살을 헤치며 지키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24일 과거 일본인들이 독도에서 어업활동을 했다는 17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해 한일 관계를 새해벽두부터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

우리 땅인 독도 앞을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이 거친 물살을 헤치며 지키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24일 과거 일본인들이 독도에서 어업활동을 했다는 17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해 한일 관계를 새해벽두부터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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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은 지난달 펴낸 '2015년 전망'에서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2015년에 한일관계는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아베 내각이 퇴행적 역사인식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집착할 경우 한일관계는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지만 양국이 한일관계 50주년을 계기로 과거사 치유의 노력과 함께 공통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모색한다면 미래지향적 관계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불행하게도 한일 관계에서는 외교원이 전망한 '위기요인'이 더 힘을 발휘할 것 같다. 아베 신조 정부가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동영상을 지난해 12월24일 유튜브에 올려 새해 벽두부터 한일관계에 찬물을 끼얹고 있기 때문이다.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도발 시작한 일본= 일본 총리실 직속기구인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은 일본인들이 과거 독도에서 어업 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을 소개하는 형식의 17분짜리 동영상을 지난달 24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동영상은 일본산 강치인 '메치가 있던 섬'이라는 제목의 그림책 저자인 전직 초등학교 교사 스기하라 유미코(杉原由美子)씨가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책 내용을 설명하는 형식으로 돼 있으며, 학교 등 교육현장에서 활용토록 하기 위해 제작됐다고 요미우리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일본이 이 동영상을 일본의 교육현장에서 '무엇으로' 활용할지는 뻔하다. 독도는 자기네 땅이라는 주장을 펴는 근거로 사용하기 위한 것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아베 내각은 2014년도 초등학교 사회과 교과서 검정에 모든 5~6학년용 사회 교과서에 한국이 독도를 불법점거(불법점령)하고 있다는 일방 주장을 담았다.

이에 앞서 일본 외무성은 2013년에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은 동영상을 한국어를 포함한 10여개 언어 버전으로 제작해 유포했고, 지난해 1월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홍보하는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일본의 도발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당장 일본 시마네현(島根縣)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며 매년 2월22일 여는 소위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이름)의 날'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2012년 12월 총선 때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중앙 정부 행사로 격상시키겠다고 공약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1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해 사실상 중앙정부의 행사로 치렀다.

지난해 12월 총선에 압승해 3기 내각을 출범시킨 아베 총리는 올해에도 이 행사에 중앙 정부 인사를 파견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3월 말~4월 초에는 일본의 교과서 검정이 대기하고 있다. 교과서 검정 결과 발표 자체는 예정된 일정이지만 새로운 도발에 해당한다. 일본의 교과서 검정 일정상 이번에는 중학교 교과서의 검정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일본은 이미 지난해 1월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주장을 명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중·고교 학습지도요령 해설서를 발표했으며 이번 검정은 이 해설서대로 했는지를 보는 절차이기 때문에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독도 관련 내용이 이전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중학교 교과서 검정 시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17종 가운데 14종이 독도를 본 영토로 기술한 만큼 이번에는 검정을 통과한 모든 교과서가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담고 표현 강도도 높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해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 검정 시 일본은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 '한국이 불법으로 점령' 등의 내용을 담은 사회 교과서 전부(4종)를 통과시켰다.

4월에는 일본 외교청서가 발표되고 야스쿠니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도 있다. 아베 총리가 공물을 바칠지 직접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지는 미지수지만 한일관계를 나쁘게 할 악재임에는 틀림없다.

◆국립외교원 "아베 보수 우경화 행보 가속한다"= 국립외교원은 지난해 12월 총선 승리로 출범한 제3차 아베 내각이 보수·우경화 행보를 가속화하는 한편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2015년의 일본 정국을 안정적으로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베 내각은 경기 부양책 및 구조개혁 확대, 원전 재가동,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 집단적 자위권 관련 법제화, 미·일 방위 협력지침 개정, 영토주권과 애국심 교육 강화, 헌법 개정의 공감대 확산 등을 추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외교안보·대외관계에서는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반영한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종전 70주년 계기 새로운 미·일관계 비전 발표 등을 예상하고 있다.

아베 내각은 올해도 중국 견제를 위해 방위력 정비와 국제적인 다자 연대를 추구하면서, 물리적 충돌 방지를 위한 해상 연락망 구축 등 위기 관리 노력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일관계와 관련, 외교원은 아베 내각이 퇴행적 역사인식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집착할 경우 한일관계는 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있는 반면 양국이 한일관계 50주년을 계기로 과거사 치유의 노력과 함께 공통의 전략적 이해관계를 모색한다면 미래지향적 관계를 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진정성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정상회담을 갖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진정성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정상회담을 갖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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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연 "과거사 보다 독도문제에서 한일 관계 선순환 고리 찾아야"= 민간 싱크탱크인 아산정책연구원은 '2015년 국제정세 전망'에서 과거사 등 역사문제보다는 독도문제에서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를 유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아산연은 올해가 한국정부가 과연 '진정성 있는 사과와 반성이 없는 일본과는 대화 불가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가, 또 고수하는 것이 옳은가를 고민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산연은 이어 "아베 정권이 앞으로 적어도 2016년, 장기적으로는 2018년 이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럴 경우 한국은 향후 2년에서 4년 정도의 시간 동안 일본의 반성과 사과를 먼저 요구하는 수동적이고 제한적인 대일정책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아산연은 "마냥 기다리는 대일외교를 구사하는 동안 지대한 국익 손실을 감수해야 할 위험을 정확히 파악하는 전략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아산연은 한일관계를 선순환으로 돌리기 위해서는 양국이 일단 어떤 형태로든 양국관계의 개선을 모색한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국민들과 제3국에게 명확하게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런 맥락에서 옛 일본군 위안문제와 관련한 국장급 협의에서는 조속히 가시적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양국 간 입장차가 워낙 큰 데다 아베 정부가 고노담화의 권위를 심각하게 손상했고, 아베가 재임기간 중에 다시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아산연은 밝혔다.

아산연은 따라서 아베 정부의 조속한 태도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 양국 정부는 독도문제에 대해 일본이 전향적인 자세를 이끌어 내는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한일관계의 악화방지와 선순환을 위한 효과적인 관리외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산연은 최근 다년간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은 한국의 독도영유권에 대한 일본의 도전을 한일관계 개선의 가장 큰 장애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아산연은 아베 정부가 2015년부터 시마네현 정부가 주최하는 소위 다케시마의 날 연례행사를 중앙정부행사로 격상해 기념한다는 정책에서 탄력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상당수의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일본 내각관방 영토·주권대책 기획조정실이 일본인들이 과거 독도에서 어업 활동을 했다는 내용을 담은 그림책을 소개하는 형식의 17분짜리 동영상을 지난달 24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올린 것이 보여주듯 지나치게 순진한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시무식에서 한 신년사를 통해 "한일관계가 어둡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수교 50주년에 걸맞은 관계 개선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일본에 간접으로 관계개선 노력을 촉구했지만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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