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프로농구 최고참이지만 나이 잊은 맹활약
"출전시간 줄었지만 더 집중할 것"
[용인=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1997년에 삼성생명에 입단한 뒤 어느덧 프로 17년차. 그 사이 여자프로농구 현역선수 최고참이 됐다. 이미선(35ㆍ용인 삼성)은 '출전시간'보다 '실속'을 챙기기로 했다. 물론 전성기는 지났다. 그래서 "특히 수비할 때 빠른 후배들을 따라다니다 보면 버거울 때가 많다"며 "40분을 다 따라다닐 수는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흐른 시간만큼 관록은 깊이를 더했다. 이미선은 29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천 하나외환과의 4라운드 맞대결에서 팀이 57-55로 앞선 경기 종료 1분 15초 전 돌파와 가로채기에 이은 득점으로 팀의 62-56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이호근 삼성 감독(49)도 "4쿼터 승부처에서 나온 (이)미선이의 연속 4득점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이미선은 "이제 35분을 넘게 뛰는 것이 나나 팀에게나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체력적으로 지치면 팀을 이끌기보다는 슛을 난사하는 등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체력안배를 하면서 경기에 나가다 보니 막판까지 집중력 있는 승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미선은 29일 경기에서도 1쿼터에는 벤치를 지켰다. 2쿼터부터 코트를 밟았고, 올 시즌 평균보다 적은 28분5초를 뛰면서 10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과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 모두 시즌 평균(7.50점ㆍ4.83리바운드ㆍ4.83어시스트)을 능가하는 활약을 했다. 포인트가드로서 실책을 하나도 범하지 않는 매끄러운 경기운영을 했고, 가로채기(올 시즌 평균 1.7개)도 세 개나 성공했다. 2점슛은 여섯 개를 던져 다섯 개(성공률 83%)를 넣어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은 30일 현재 시즌 전적 8승 10패를 기록, 여섯 개 구단 가운데 4위에 올라 있다. 3위 청주 KB스타즈(8승 8패)와는 한 경기 차다. 총 7라운드, 팀당 서른다섯 경기를 하는 정규리그에서 3위 안에 들어야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때마침 삼성의 다음 경기가 내년 1월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리는 KB스타즈와의 맞대결이다.
삼성은 올 시즌 KB스타즈와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1승 2패로 한 경기를 뒤지고 있다. 이미선은 "팀이 2연승 중이고 다음 경기까지 사흘 시간이 있다"며 "팀이 하나로 잘 뭉치고 있다. 이 상태만 유지된다면 어느 팀과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이미선은 후배들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느낌이다. 후배들이 좋아지는 것이 보이니까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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