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뜨거운 한 입' =이 책은 창비 문학블로그 ‘창문’(blog.changbi.com)에 ‘박찬일의 영혼의 주방’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작품이다. '뜨거운 한입'은 음식에 대한 추억과 통찰로 아주 특별한 독서체험을 안겨 준다. 저자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돌아와 이탈리아 레스토랑 ‘뚜또베네’, ‘트라토리아 논나’를 성공리에 런칭, 이름을 날렸고 수입식자재 대신 한국 토속 재료를 사용해 센세이션을 일으킨 바 있다. 또한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의 저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에 삶이 버거울 때 힘이 돼준 음식들에 대한 추억을
맛깔스런 문장으로 되살려냈다. 특유의 재치와 열정, 철학이 담긴 에세이속에는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위로가 담겨 있다. 덤으로 봉골레 스빠게띠, 오징어먹물 리조또, 명란 빠스따, 감자 뇨끼 등 10가지 이딸리아 대표 메뉴의 요리비법을 배울 수 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콩나물국밥 한그릇, 찐 감자 한알이나 맨밥에 얹은 묵은 김치 한쪽, 뜨끈한 홍합탕이 어떻게 우리 삶을 지탱해주지를 알게 한다. <박찬일 지음/창비 출간/값 1만4000원>
◇ '왕의 한의학' = 이 책은 1990년대 '조선왕조실록'의 국역 완료 이후 조선시대 연구의 범위와 깊이를 넓혀온 결과물이다. 조선 왕들은 치세속에서 , 왕권과 신권의 우열에 고민하며,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따지는 민심의 향배로 불안에 떨었다. 실록에는 조선 왕의 공식적인 삶은 물론 내밀한 사생활, 그들의 숨기고 싶었던 육체적, 정신적 아픔도 기록하고 있다. 조선 왕은 절대 권력자인 동시에 자기만의 사생활과 육체를 가진 하나의 인간이다. 그들은 공식적 업무 스트레스로 삶과 건강을 망치기도 했다. 어떤 경우 건강과 질병으로 정치사를 뒤바꾸기도 했다. 최근 조선왕조실록 완역 이후 '승정원일기' 등에 대한 번역과 전산화 작업이 진척돼 왕의 삶과 육체에 대한 연구가 활기를 띤다.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의 '왕의 한의학: 낮은 한의사 이상곤과 조선 왕들의 내밀한 대화'는 바로 이런 학문적 연장선상에서 출간된 책이다. <이성곤 지음/ 사이언스북스 출간/값 1만7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