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월급 한 푼 안 받아도 좋으니 다시 해봅시다. 이렇게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깝잖아요."
굿닥은 병원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실시간 병원 위치검색, 병원 할인이벤트 정보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모바일 의료포털 서비스로 2012년 2월 출범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을 찾지 못해 자금 사정은 급속도로 악화됐고 약속한 성과를 내지 못하자 투자자들이 마음을 돌렸다. 그렇게 회사는 위태로워져 갔다. 임 이사는 빚 3000만원을 내 개발·운영·영업팀 직원 20명에게 퇴직 위로금을 주고 회사에 혼자 남았다.
그때 박 대표가 찾아온 것이다. 박 대표는 "창립멤버로 시작해 1년 반 고생해 쌓아온 것에 대한 한이 맺혀 있었다"며 "사업의 잠재성을 알고 있었고 조금만 더 하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서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재회한 지 일주일 만에 굿닥은 옐로모바일에 인수됐다. 그냥 포기했다면 맛볼 수 없는 극적 반전이었던 것이다.
쓰디 쓴 경험이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는 서비스, 마케팅, 인력에 투입되는 자금의 균형을 철저하게 지킨다. 지난달에는 매출 2억원을 달성해 축하 떡을 돌렸다. 인수 시점 대비 매출이 20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직원도 13명으로 늘었다. 굿닥 직원들은 매일 아침 출근해 단체 사진을 찍는다. 자신들이 변화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매출 2억'이라는 글자를 찍어 떡을 돌리자는 아이디어도 직원이 냈다. 조직 문화를 직원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각자가 '내 회사'를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굿닥은 한국의 대표 의료검색·헬스케어 포털을 목표로 의료 시술, 건강 관련 정보 콘텐츠를 강화해가고 있다. 내년 초에는 일본에도 진출한다. 임 이사와 박 대표는 "스타트업이라면 화려한 면만 상상하지만 매우 위험한 태도"라며 '스타트업 도그마'를 경계하면서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기회가 온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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