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승규 기자] 하루가 멀다하고 주차시비로 다툼이 일고 한여름에는 좀도둑 때문에 문을 열고 살 수 없었던 서울 내 노후 주택지역이랜드마크아파트로 재탄생되고 있다. 바로 재개발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때문이다.
이런 도시정비사업으로 소위 ‘상전벽해’된 대표적인 단지가 바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다. 반포주공2단지와 3단지를 각각 재건축한 이들 단지는 재건축 이전만 해도 성냥갑 아파트의 전형이었다.
반포주공 3단지에 살다가 지난해 재입주한 이모씨는 “8년전 이 아파트에서 살 때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 새로운 도시에서 사는 듯 한 기분이 들 정도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주변에 편의시설들이 잘 갖춰지긴 했지만 사는 집이 낡아서 만족도가 낮았는데 지금은 너무 만족하면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달동네를 주제로 한 인기 드라마 ‘서울의 달’의 배경이 됐던 서울 성동구 옥수동도 대규모 재개발을 통해 상전벽해하고 있는 대표 지역이다. 달동네는 온데간데 없고 현재 신축된 브랜드 아파트가 즐비하다. 한 때 낙후 지역의 대명사였지만 지금은 강남접근성과 한강이 조망되는 좋은 입지에 신규브랜드 아파트까지 들어서면서 주거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이들 단지가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부동산불경기에서도 집값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상승기 때에는 더욱 탄력을 받는다는 점이다. 실제 이들 아파트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잠시 조정을 받긴 했지만 이후 현재까지도 꾸준히 시세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114 Reps 통계에 따르면,2014년 10월 기준으로 래미안퍼스티지의1년 집값 상승률이 4.2%며, 반포자이 역시 동기대비 4.6%가 증가했다.
옥수동 역시 재개발을 통해 지어진 신규 아파트들이 지역 시세를 이끌고 있다. 지난 2012년 1월에 입주한 ‘옥수어울림더리버’의 경우 전용 84㎡의 실거래가가 8억원에 달하며, 전세가도 5억 7000~8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입주 당시 6억원 중반 대에 거래됐지만 입주가 완료되고 2년여의 간이 흘러 단지가 안정되면서 시세가 1억 5천만원 가량 올랐다. 같은 해 12월에 입주한 ‘래미안옥수리버젠’의 경우에도전용 59㎡ 매매가는5억9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전용 84㎡는 8억원 선이다.최초 분양가(3.3㎡당 1800~1950만원)와 비교해 본다면 입주 2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1억 이상씩 상승했다.
이러한 분위기 가운데 최근 신규분양이 진행됐던 영등포뉴타운이 ‘포스트 상전벽해’를 꿈꾸고 있다. 여의도 생활권인데다 강남권으로의 교통도 편리하고 한강 조망까지 가능한 입지인 영등포뉴타운은 도심개발이 진행되고 신규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면 타 지역 못지않게 고급주거지로 탈바꿈할만한 곳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또한 최대형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를 비롯해 ‘디큐브시티’ 등 막대한 양의 유동인구를 발생시키는 쇼핑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우수한 주거지구로 거듭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최근 9.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최대 수혜지로 꼽혔던 목동 발 낙수효과가 영등포에 나타나면서 지역 아파트 매매가가 발표 전에 비해 2~3000만원씩 오르는가 하면 신규분양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하고 있다.
영등포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첫 포문을 연 단지는 대림산업의 ‘아크로타워 스퀘어’다. 영등포뉴타운 1-4구역에서 공급되는 이 단지는 지하 3층, 지상 29~35층의 7개동 총 1221가구 규모다. 이후 1-3구역, 1-2구역, 1-13구역 등에서 재개발 사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면 도심 속 ‘미니신도시급’ 타운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크로타워 스퀘어’ 분양 관계자는 “현재 영등포 일대가 각종 개발에 힘입어 과거의 낙후된 이미지를 벗고 서울 서남부의 중심축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며 “주거지 또한 뉴타운을 통해 계획적으로 진행이 된다면 영등포 일대도 서울 강남 못지않게 주거선호도가 높은 곳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승규 기자 mai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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