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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다섯번째로 기업하기 좋은 나라? 재계는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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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기업환경평가서 5위…역대 최고 성적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우리나라가 29일 세계은행(WB)이 발표한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에서 역대 최초로 5위권에 올라선 것은 그간 박근혜정부가 박차를 가해온 규제개혁의 성과가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꽉 막힌 경제민주화 입법, 꽁꽁 얼어붙은 투자심리 등을 감안할 때 평가 결과와 실제 기업 체감지수는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2007년 세계 30위에서 불과 7년 만에 세계 5위로 올라서며 기업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189개국을 대상으로 한 올해 성적표는 주요 20개국(G20) 중 1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 3위에 해당하는 성적표다.

◆전기공급 세계 1위 등 평가부문 보니= 10개 세부지표별로는 '전기공급'과 '통관행정' '법적분쟁해결'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이 주요인이 됐다. 전기공급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통관행정과 법적분쟁해결 부문은 각각 3위, 4위를 나타냈다.

WB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기업이 전기연결을 하기 위해 총 18일이 소요되는 반면, 미국, 일본, 중국은 각각 89.6일, 97.7일, 143.2일이 걸렸다. 컨테이너 수출·수입비용(670·695달러)도 미국, 호주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법적분쟁 해결 시 소송가액 대비 비용 역시 미국과 일본이 30%대인 반면 우리나라는 10.3%였다. 상대적으로 시간과 비용이 덜 걸려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다.
반면 '재산권등록(79위)' '자금조달(36위)' 부문에서는 아직도 개선의 여지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산권 등록의 경우 부문별 순위가 10개 평가지표 중 가장 낮았다. 상대적으로 법인등록세가 높고 부동산 등기 등 절차가 많고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돼 온 '창업(17위)'과 '소액투자자보호(21위)' 등은 전년에 비해 10계단 이상 껑충 뛰어올라 개선노력을 인정받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창업에서 퇴출에 이르는 10개 부문 중 창업, 건축인허가, 전기공급, 소액투자자보호, 퇴출 등 5개 부문의 순위가 상승했고 세금납부, 통관행정의 순위는 동일했다"며 "그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감지수와 괴리 크다" 지적도= 재계는 우리나라가 각종 규제로 '기업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2003년 평가가 시작된 이후 가장 높은 성적이지만 실제 기업 체감지수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8년째 100억달러 안팎에 머무는 것은 한국이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라는 의미"라며 "홍콩과 싱가포르는 지난 10년간 FDI 규모가 꾸준히 증가 추세"라고 지적했다.

국제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005년 19위에서2014년 26위로 밀려났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이 매년 발표하는 경제자유지수 조사의 경우 지난해 34위에 그쳤다. 연초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서도 외국계 기업 절반가량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고 경제변수 변동성이 크다"며 투자 축소를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WB의 평가에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배경이다.

특히 기업환경 개선을 도와 투자·고용확대라는 선순환을 이끌어야 할 국회는 정쟁으로 허송세월을 하며 경제활성화와 관련된 입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꽁꽁 얼어붙은 경기는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손톱 밑 가시를 몇 개 뽑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었다"며 "규제개선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고용, 성장률까지 높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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