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구폰의 재발견…중저가폰 판매 급증, 보조금 및 요금할인 혜택 이유
중고폰과 저가 요금제도 크게 늘어난 점은 긍정적 측면
판매점 수익 급감 대안책은 마련돼야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은 시행 초기부터 폐지론이 나올 만큼 거센 후폭풍에 휩싸였다. 시장의 기대와 괴리가 큰 보조금으로 단통법의 단점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다.
◆중고폰에 저가요금제로 기변 가입자 늘어= 단통법 시행 전 중고폰으로 기기변경을 하거나 중저가폰을 사는 소비자들은 보조금 혜택은커녕 고가요금제에 가입해야 했다. 이동통신사들이 '돈 안되는 가입자'에게 수익을 얻기 위해 내세운 전략이었다. 고가 스마트폰을 사는 소비자에게는 거의 공짜에 팔았다. 대신 매달 높은 고정적 수익을 가져다주는 고가요금제 가입을 강요했다. 이처럼 고착화됐던 비정상거래의 시장은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변화의 패턴이 감지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23일 신규·번호이동에 과도하게 쏠렸던 시장은 기기변경이 크게 늘었다. 지난 9월 24.6%이었던 기변은 39.6%까지 올랐다. 특히 50만원 이하 중저가폰 소비 비중이 늘었다. SK텔레콤의 중저가폰 판매 비중은 9월 약 22%에서 23일 현재 26%까지 늘었다. KT도 같은 기간 23%에서 36%까지 증가했다. 이통사들이 출고가에 맞먹는 보조금을 지급한 것이 이유다. SK텔레콤은 출고가 49만9400원짜리 옵티머스G, 옵티머스VU2 모델에 49만9000원을 지원한다. KT나 LG유플러스도 비슷하다.
A이통사 대리점 관계자는 "예전과 확연히 달라진 점은 중저가폰을 사거나 예전에 쓰던 장롱폰을 가져와 기기변경을 요청하는 소비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가계통신비 체감효과는= 하지만 가계 통신비 인하 체감효과는 좀 더 두고봐야 된다는 의견도 많다. 최신기기에 대한 지원금(이통사 보조금+제조사 장려금)이 시행 첫날인 지난 1일보다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체감이 낮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최신제품을 선호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고 있어서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애플의 아이폰6과 아이폰6 플러스가 예약판매에 돌풍을 일으키며 매진이 속출한 만큼 이후 중고폰 가입율의 객관적인 수치는 10월을 기준으로 잡아야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B이통사 판매점 직원은 "이달 들어 처음으로 일하는 기분이 날 정도로 아이폰6 예약판매가 활발했다"며 "본격 출시되는 오는 31일부터 신규고객이 늘어나면 기기변경 고객보다는 신규가입 고객이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저가 폰과 저가요금제 가입확산으로 판매점 매출이 급감한 점도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된다. 아이폰6로 얼어붙은 이통시장이 조금씩 온기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점주들의 불만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단통법 개선대책 마련을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집회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으로 줄어든 판매점의 수익을 정상화해달라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판매점들이 정당하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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