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대법원·감사원·군사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피고인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봐야한다며 검찰과 법원의 판단이 중하다는 의견을 표했다.
박 의원은 플라스틱 빨래건조대를 직접 국감장에 들고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법사위원장 등에게 들어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박 의원의 요구에 이 위원장은 "별로 안 무겁다"고 답했고 박 의원은 새끼손가락으로 빨래 건조대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박 의원은 "아무 전과가 없는 초범이고, 옆에 도와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어머니와 여동생이 무슨 일을 당하지 않을까 싶어서 스스로 자기 집을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1심 판결은 정당방위도, 과잉방어도 아니고 그야말로 범법행위라고 해서 감옥에 넣은 것"이라며 "정당방위는 아니라고 쳐도 과잉방어를 인정해서 형을 감면해줘야지, 집주인 입장에서는 대한민국 법이 얼마나 야박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황 장관은 "이 사안은 제압한 이후에도 아주 과한 폭행을 해서 결국 뇌사에 가까운 중상을 입힌 점을 감안해 정당방위를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박병대 법원행정처장은 "1심 판결 내용을 보면 절도범이 도망가려고만 했는데 그 이후에 과하게 대응해서 식물인간 상태에 빠뜨린 것은 정상적인 방어 범위를 넘었다고 한 것"이라면서 "그것이 적정하냐 여부는 상급심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둑을 맞은 피해자에서 피고인이 된 최모씨는 자택에 침입한 50대 절도범을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게 했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검찰과 법원은 최씨가 휘두른 빨래건조대를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했고, 정당방위는 인정하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최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고 이후 정당방위 논란이 일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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