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등 핫시티 22곳 장사트렌드 소개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먹는장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통설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낸 자료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창업 1년 후 생존율은 55.3%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5년이 지나면 17.7%로 급격히 떨어졌다. 10곳이 개업하면 절반 이상이 1년 만에 문을 닫는다는 소리다. 다른 조사에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3년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음식업 폐업률은 94%까지 치솟는다. 1년에 10명이 창업하면 9명이 폐업한다는 뜻이다. 제대로 된 실태 분석없이 시장에 뛰어들면 결과는 백전백패일 뿐이다.
먹거리 소비 트렌드는 유행에 민감하다. 단순히 소비자들의 입맛만 사로잡아서 될 일이 아니라 위생, 친환경, 소비 패턴, 생활양식 등 고려할 사항이 많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한국의 먹거리 소비 트렌드로 선정한 'WISE'만 해도 웰빙(Well-being)·인플레이션(Inflation)·싱글족(Single)·간편식 선호(Easy) 등의 트렌드를 담고 있다. '움직이면서 소비'하는 '트랜슈머(Transumer)'도 새로운 소비자로 주목받고 있다. 고객들의 '단골 맛집'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으려면 맛과 트렌드,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아야 한다. 신간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는 치열한 외식업계에서 살아남은 세계 각국의 인기 가게들을 찾아내 그 성공 전략을 소개한다.
고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선사하는 서비스도 언제나 환영을 받는다. 뉴욕의 레스토랑 '모모푸쿠'의 손님들은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자신들이 어떤 음식을 먹게 될지 전혀 알지 못한다. 메뉴는 주방장의 선택에 따라 매일 바뀌며,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12명의 손님만이 이 독특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모모푸쿠'의 예측불허 서비스는 오히려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시켜 레스토랑의 이름을 알리는데 한 몫 했다. 주방장 데이비드 장은 2012년 '포천'이 선정한 '올해 40세 이하 젊은 경영인 40인'에 뽑히기도 했다. 2009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레스토랑 '리틀 베이'는 고객들이 밥값을 마음대로 정해서 돈을 내는 이벤트로 유명해졌다. 사실은 주인장이 식당 매상이 좀처럼 오르지 않아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이런 이벤트를 마련했는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언론에서 앞다투어 소개하자, 발길이 뜸했던 손님들이 몰려들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손님들이 평소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냈다는 점이다.
'싱글족'은 어느 도시를 막론하고 소비문화의 큰 손들이다. 특히 이혼율이 증가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혼자 사는 나이 든 '싱글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독일 대형 슈퍼마켓 체인 '에데카'는 남부의 한 시골마을에 고령자 전문 슈퍼마켓 '에데카 50+'를 열었다. 이 지역에 50대 이상 고령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에데카 50+'는 물품 구성뿐만 아니라 인테리어도 고령자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일반 매장에 비해 선반과 계산대를 낮게 설치했고, 바닥도 눈이 부시지 않게 신경썼다. 작은 글씨로 된 상품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쇼핑 카트에 돋보기까지 달아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일본 도쿄에서는 60대 이상 노년층만을 위한 시니어 전문 서점도 등장했다. 아침잠이 없는 고객들을 위해 오전 7시부터 가게 문을 열고, 각 분야별로 나이 지긋한 베테랑 상담사를 배치했다.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 부키 / 김영호 / 1만58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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