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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에너지 정의 추구하는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

최종수정 2014.09.25 11:05 기사입력 2014.09.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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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령 전이화여대총장

신인령 전이화여대총장

2012년 4월26일, 서울시가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의 종합대책을 시민들에게 발표했다. 2014년까지 원전 1기 에너지 생산량인 200만 TOE(석유환산톤) 만큼을 에너지 절약ㆍ효율화ㆍ생산으로 절감하자는 것을 목표로 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당시 나는 '원전 하나 줄이기' 시민위원회에 이름을 얹으면서 이 멋진 도덕적ㆍ경제적 사업에 매료되었지만 과연 그 기간 내에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까 내심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은 나의 노심초사와는 달리 금년 6월에 사업의 목표치를 조기 달성하고, 다시 그 2단계 사업을 한층 과감하게 추진하게 되었으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신명난다.
 더구나 2단계 사업은 시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에너지 자립도시, 서울'이라는 참으로 원대한 꿈을 담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시 전력자립률 20% 달성(현재 4.2%), 총에너지 생산ㆍ절감 400만 TOE, 온실가스 감축 1000만곘 등의 핵심지표를 내 놓았다. 특히 2단계 사업에서 새롭게 표방하는 것은 '에너지 살림'이라는 개념이다.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생산도시로의 변화를 지향하며, 1천만 서울시민이 에너지 생산ㆍ효율화ㆍ절약 등 '에너지 살림'을 잘하고 그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 미래세대 그리고 타 지역 주민까지 '에너지로 살리겠다'는 진지한 포부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실로 에너지 정의를 추구하는 성찰적 프로젝트다. 그간 나는 정부와 공공단체 산하의 각종 위원회에 참여해 왔지만 '원전 하나 줄이기' 시민위에서와 같은 보람과 감격은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이 같은 성취는 시대정신에 걸맞은 에너지 관점과 소신을 가진 서울시장의 통찰력과 섬세하게 실행계획을 만들어 낸 '원전 하나 줄이기' 실행위 전문가들의 무한한 헌신, 그리고 이 프로젝트에 신뢰를 가지고 동참한 서울시민들의 감수성과 고민 있는 실천의 결실이다.
 한편 이 사업은 서울시민들의 도덕적 자긍심에도 보탬이 된다고 생각한다. 위험천만한 핵발전소가 세워져 있는 지방의 주민들과 송전탑으로 고통 받는 주변주민들의 희생 위에, 오로지 편익만 누려온 서울시민으로서의 부채감을 줄여나가며 핵에너지의 심각성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들이 '에코마일리지', '행복한 불끄기' 등 다양한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당장은 불편하지만 행복감을 가진다는 시민감정의 성장을 본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에너지 절약에 앞장섬으로써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에너지를 통해 근검절약을 창의적으로 습득함으로써 전 지구를 자기의 관심으로 확장하는 교육현장으로도 삼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리는 세월호 참사의 비극을 온 국민이 함께 겪고 있다. 아직도 그 비극의 수습은 끝이 안 보여 더욱 참담하다. 한 전문가는 세월호 침몰로 한국사회는 '제도와 윤리의 이중침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 시민들은 '이게 나라냐'고 한탄한다. 사람들은 이제 제2의 세월호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암담해하고 있다. 사심없이 보는 이들은 누구나 제2의 세월호의 가능성은 핵발전소인 원전이 될 것이라고 한다. 수명을 다해가는 낡은 배 세월호가 당국의 '선령제한 규제완화'만 없었다면 결코 우리 바다에 띄워질 수 없었을 것이다.

핵발전소의 경우도 같다. 우선 설계수명을 다한 노후 원전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부터 폐쇄해야 한다. 고장 및 사고의 연속(고리 1호기 681건, 월성 1호기 52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장해 가동 중인 고리 1호기와 연장심사 중인 월성 1호기는 참으로 아슬아슬하다.
서울시 에너지 정책은 이러한 에너지 위기 시대에 '에너지 정의'를 추구하며 매우 적절히 대응하는 자치행정의 새로운 방향임에 틀림없다. 에너지 자립을 통해 사회적 약자와 미래세대까지 에너지로 살리겠다는 '원전 하나 줄이기 2단계- 에너지살림도시, 서울'은 도시의 지속가능성, 나아가 우리 지구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
신 인 령 前 이화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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