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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아파트 붕괴 원인은 '부실시공' (KDI 경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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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배합비율 지키지 않고 규격 미달 철근 2분의 1만 사용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의 아파트 부실시공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 23층 규모 대형 아파트 붕괴, 정부 위로전문 발송 검토. (출처: YTN 뉴스화면 캡처)

▲북한 23층 규모 대형 아파트 붕괴, 정부 위로전문 발송 검토. (출처: YTN 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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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12일 평양시 평천구 안산 1동 23층 아파트(1개동 92세대)가 붕괴하는 사고로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비롯,2007년 7월 혜산시 아파트 붕괴사고, 2013년 4월 평성시 아파트 붕괴사고 등 지난 몇 년 사이 일어난 대형 붕괴사고는 북한의 속도전식 건설관행과 김정은 정권의 무리한 건설사업 추진 등 부실시공이 원인인 것으로 지적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인권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이 발간하는 북한경제리뷰 8호에 기고한 '북한의 아파트 건설시장과 도시정치'라는 글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1970년대 말부터 북한에 건설된 외랑식 아파트는 철근과 부재를 넣고 벽체와 바닥을 찍어낸 뒤 기중기로 들어 올려 용접하는 조립식으로 지어졌다. 짓기 쉽고 철근과 시멘트 소비량을 최소화하며,군인 등을 동원하기 때문에 이 공법이 선택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런 방식으로 1990년 대 초까지 무리한 건설계획으로 아파트를 대규모 건설하다보니 아파트 공사장의 산업재해와 부실시공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지어진 지방아파트는 벽채 뼈대에는 강재를 넣지 않고 시멘트로 만들고 각 층 바닥에만 강재를 까는 방식으로 지은 '시멘트 집'이었다.

홍 부연구위운은 "최근 지은 아파트들은 도시걸계사업소를 통해 설계한다"면서 "좋은 설계는 시멘트와 강재, 목재가 적게 들게 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고가 나는 이유는 첫째, 강재를 적게 넣고,둘째, 시멘트를 절약하기 위해 배합비율을 적게 해 강도가 떨어진 탓이며 셋째 건설공법을 지키지 않으며, 넷째 강재의 강도가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 부연구위원은 특히 "이중 가장 큰 붕괴 이유는 시멘트 배합비율을 준수하지 않는 것"이라면서 "건설현장에서 인부들이 시멘트를 빼내 가기 때문에 계획된 시멘트보다 부족한 상태에서 배합을 하게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건설현장 인부들은 시멘트 1kg이 시장에서 같은 양의 곡물과 교환될 수 있는 탓에 도시락(곽밥)에 시멘트를 넣어 빼돌리는 게 일상화돼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평성시 구월동 7층 아파트 붕괴 사고도 이런 이유 /때문에 발생했으며, 2007년 양강도 혜산시 김정숙 예술극장 옆 8층 아파트 붕괴사고는 구조를 변경하다 중간 벽체를 잘못 건드려 무너진 경우라며 둘 다 시멘트 배합비율 부족과 양생기일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홍 부연구위원은 추정했다.

또 1992년 평양시 통일거리 26층 아파트 붕괴사고나 지난 5월 평천구역 아파트 붕괴사고는 철근, 콘트리트 타설 등 골조공사의 부실시공이 직접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파트 건설이 많은 곳에서 이뤄지면서 대부분의 아파트 건설이 규격미달의 철근을 규정의 2분의 1만 투입하는가하면 대동강 골재장에서 흙이 섞인 모래와 자갈을 채취해 세척이나 파쇄공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한 콘크리트 레미콘을 사용하지 않고 인부들이 대충 비율을 맞춰 혼합하고 콘트리트 타설 작업시 다짐공사도 대부분 생략할 뿐 아니라 관할 관청의 준공검사도 뇌물을 주고 적당히 무마해 통과시킨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철근 등 자재에서부터 시공에서 준공검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부실해 아파트가 무너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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