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의학원, 특정 단백질 조절하면 전이암 예방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암의 전이를 일으키는 유전자 경로가 밝혀졌다. 암세포의 전이를 억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정 단백질을 조절하면 전이암 예방이 가능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암세포의 전이를 촉진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암 전이 경로를 규명했다고 2일 발표했다. 암세포에서 변이가 자주 관찰되는 complex I 효소와 p21 단백질을 통해 암 전이가 조절되는 경로가 밝혀졌다. 이를 통해 암 전이를 막는 새로운 치료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국가암등록 통계를 보면 최근 5년 동안 암 환자 생존율은 66.3%인데 전이암 생존율은 18.7%에 불과하다. 그만큼 전이암의 경우 사망률이 높다.
엄홍덕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팀은 폐암 세포와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통해 complex I 효소가 암 전이를 촉진하는 핵심 인자임을 처음으로 밝히고 이 효소의 조절 경로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p21단백질이 암 전이를 촉진하는 물질(slug)을 분해함으로써 암 전이를 억제하는 것과 이 과정에 관여하는 여러 단백질들의 분자적 결합과정도 처음으로 규명했다.
p21 단백질은 암 억제 인자로 유명한 p53을 비롯한 다른 단백질들과 거대 결합체를 형성해 slug를 분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과정에서 p21과 p53의 협력성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전이를 촉진하는 작용은 억제하고 암 전이를 억제하는 작용은 상승시키는 다양한 치료법의 실용화 가능성이 열렸다. 앞으로 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따른 암 전이 예방을 기대할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방사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분자생물학 및 암 생물학 학술지인 'EMBO Reports'와 'Oncotarget'에 두 편의 논문(논문명①: Cooperative actions of p21/WAF1 and p53 induce Slug protein degradation and suppress cell invasion. EMBO Reports. 논문명②:Nuclear and cytoplasmic p53 suppress cell invasion by inhibiting respiratory complex-1 activity via Bcl-2 family proteins. Oncotarget)으로 발표됐다.
엄홍덕 박사는 "그동안 암 환자에서 complex I 과 p21의 변이가 많이 관찰됐는데 그 의미를 정확히 알기는 어려웠다"며 "이번에 규명된 전이 경로를 바탕으로 암 전이 억제를 극대화하는 물질이나 기술을 개발하면 암 전이를 사전에 차단해 암환자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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