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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통신시장]알뜰폰 '저렴이 쿠테타', 노년층用 넘어 LTE로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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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통신시장…급박한 벨이 울린다
단말기·요금제 다양화 필요…기존 통신시장 경쟁자 돼야
요금 더 내리고 일반가입자 늘어야 도입 목적과 맞아떨어져
"3강 통신사 5:3:2 점유율 기득권 지키기 대리전 된다" 우려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박나영 기자] 우리나라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비중은 58.5%(3260만1527명, 6월 기준)다. 이동통신 3사 가입자 2명 중 1명이 LTE 서비스를 쓰고 있는 셈이다. 반면 2Gㆍ3G 가입자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그런데 알뜰폰은 이런 흐름에 역행한다. 알뜰폰 시장에서 LTE 가입자는 단 5.9%(21만7000명, 6월 기준)에 그친다. 대부분이 3G 가입자다. 청소년ㆍ노인들이 찾는 3G 피처폰도 의미가 있지만 국민에게 요금이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를 살리려면 'LTE 알뜰폰'이 대중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뜰폰의 중심 유통망인 우체국에서는 주로 음성 통화량이 많지 않은 노년층이나 스마트폰에 중독될 염려가 있는 중·고생들을 겨냥해 3G 피처폰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했다. 우체국의 1000원대 피처폰 요금제는 돌풍을 일으키며 5만7754명(7월18일 기준) 가입자를 모았고 이미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에 유심만 사서 끼우면 되는 유심요금제도 실속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미래창조과학부 통신경쟁정책과 관계자는 "비싸지 않은 단말기에 데이터를 저렴하게 이용하길 원하는 중장년층의 수요에 맞아 떨어지면서 알뜰폰 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7월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전체 이통 가입자의 6.61%(368만명)다.

◆알뜰폰도 LTE 서비스 확대해야= 노인과 청소년만이 아닌 일반 휴대폰 이용자들의 알뜰폰 가입이 늘어야 당초 통신비 가계부담을 줄인다는 목적 달성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선 일반 시장의 LTE 가입자들이 관심을 끌만한 LTE 단말기와 요금제 확보가 필요하다. 미래부 통신정책국 관계자는 "알뜰폰 LTE 가입자가 늘면 자연스럽게 가격경쟁이 벌어져 이통사의 LTE요금도 인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정부는 자금력이 달리는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못했던 LTE 시장 활성화 역할을 이통 자회사들이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KT 자회사 KTis와 LG유플러스 자회사가 미디어로그가 알뜰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는 이미 2012년부터 알뜰폰 사업을 시작해왔다. 저렴한 요금제로 이통 3사 알뜰폰 가입자를 빼앗아오고, 그 파급력으로 이통 3사의 LTE 요금까지 '하향조정' 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다. 정부는 이통 자회사들이 알뜰폰 시장을 잠식할 것을 우려해 시장점유율을 50% 이내로 규제했다.
아직 시장진입 초기단계이므로 이들 자회사가 LTE 가입자를 얼마나 늘릴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달 10일 출범한 Ktis가 출시한 후불요금제 9종 중 5종은 LTE, 나머지는 3G상품이다. 그는 "지난 7월 동안 후불 가입자(250명)의 약 90%가 LTE 요금제를 선택했다"며 "알뜰폰에 대한 인식이 젊은층으로도 확산되면서 요금인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Ktis의 전체가입자는 2만8250명이고, 이 중 2만8000명이 선불가입자, 250명이 후불가입자다.

Ktis와 같은 시기 출범한 미디어로그는 총 1만1600명(8월13일 기준)의 가입자를 모집했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로그LTE30였다. 로그LTE30는 같은 조건의 LG유플러스 상품 LTE34보다 데이터요금 4000원이 저렴하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젊은층은 모두 고가 데이터요금을 원할 것 같지만 시장조사를 해보면 합리적 데이터요금을 원하는 이들이 전 연령대에 고루 분포해 있다"며 "LG유플러스와 겹치지 않는 저가 LTE요금제를 중점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는 Ktis나 미디어로그와 달리 3G 서비스 중심이다. SK텔링크는 "아직까지 알뜰폰의 수요가 3G에 몰려있어서 가입자의 90% 이상이 3G 가입자"라며 "LTE 요금제는 현재 9종이 있는데 앞으로 시장상황을 판단해 LTE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인 CJ헬로비전 헬로모바일의 가입자 비율은 7(3G)대 3(LTE), 우체국에 진입한 대표적인 중소 계열 알뜰폰 사업자인 에넥스텔레콤은 8.5(3G)대 1.5(LTE) 로 가입자가 구성돼 있다. 이들도 "현재는 3G 중심이지만 이동통신 전체 시장이 LTE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만큼 알뜰폰 업계도 그 경향을 따라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 자회사 통해 시장 지킬 수도= 알뜰폰 시장이 LTE 중심으로 전환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통신사에 지급하는 망 이용대가를 지금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망 도매대가, 업무대행 수수료는 알뜰폰 LTE 요금 책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미래부는 지난 6월 알뜰폰 LTE 활성화를 위한 대책으로 망 이용대가를 음성은 분당 42.21원에서 39.33원, 데이터는 MB당 11.15원에서 9.64원까지 내리기로 했다.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5만5000원 이하 요금제에서는 45%, 5만5000원 이상 요금제에서는 55%를 통신사에 지급하도록 했는데 미국처럼 25~30% 수준으로 낮춰야 알뜰폰 LTE 상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뜰폰 업체가 이통사의 전산을 이용하는 데 대해 지불하는 업무대행 수수료도 부담이다. 중소 알뜰폰 업체가 자체 전산을 구축하려면 많게는 수십억원이 들어가는데다 유지비도 만만치 않아 이통사들의 전산을 빌려 쓰고 있다.

이통 자회사 알뜰폰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통3사가 영업정지 기간이나 보조금 감시가 심한 시기에 보조금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자회사 알뜰폰을 통해 가입자 지키기에 나서는 행태가 그 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의 5대 3대 2 구조가 알뜰폰 업계에서도 이통 자회사 알뜰폰을 통해 그대로 전이될 수 있다"며 "9월에 실시될 이통3사 영업정지 기간 동안 이통사가 자회사를 통해 어떻게 영업 전략을 구사하는지 지켜봐야 하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체국은 다음 달 말 알뜰폰 수탁 판매 사업자를 기존 6개에서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는 중소사업자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는데 대기업 진입 허용 여부도 관심사다. 대기업 계열은 CJ헬로비전과 이통3사 알뜰폰 사업자 등이 있다. 그러나 우체국과 알뜰폰협회 측 모두 "정해진 것이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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