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청년층이 주로 거주하는 원룸 관리비가 아파트보다 두 배나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처럼 아파트보다 원룸 관리비가 높은 것은 제대로 관리비 징수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집주인에 의해 부과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기나 가스 등은 개별적으로 사용한 만큼 지불하지만 청소비나 수도료, 승강기 유지비, 인터넷 비용, CCTV를 비롯한 보안비용 등은 전체 건물 내 가구에 합산해 지불토록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에서도 청소비나 수도요금의 경우 개별적으로 부담할 때보다 2배 가까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구별로 수도계량기를 설치할 경우 부과되는 수도료가 2개월에 8000~1만원 수준인데 개별적으로 월 평균 1만원가량을 부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금리 인하와 공급물량 증가로 인해 하락하는 월세를 보전하기 위해 집주인이 관리비를 올려받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달팽이 유니온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년층 1~2인가구 339가구를 대상으로 원룸 관리비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절반 이상이 관리비 항목과 금액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했다. (자료 : 민달팽이유니온)
원본보기 아이콘민달팽이유니온은 실태조사를 통해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관리비 항목과 항목별 금액을 모르고 있는 데다 관리비 구성 항목을 알더라도 합리적으로 부과되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관리비 항목을 모두 알고 있다는 응답자(28%)와 거의 안다는 응답자(18%)를 합치면 46%에 그쳤다. 관리비 각 항목별 금액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34%로 더 적다. 관리비 항목을 모를 경우 과다부과 여부를 알 수가 없어 원룸 거주자들의 불이익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응답자 중 대다수(92%)가 관리비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대답을 내놨다. 한 응답자는 "지금 살고 있는 원룸 주인이 관리비 사용 내역과 청소내역 등을 매달 정문 앞에 고지하고 있는데 이런 투명한 제도를 임대인의 선의에 맡기지 말고 부과 기준을 제시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민달팽이 유니온 관계자는 "고무줄처럼 운영되는 관리비를 바로잡으려면 공공부문의 관리감독이나 민간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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