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재고 감축' 필요성 공감하나
단계적 축소 아닌 '구매 정지'는 극단적
"어떤 우량기업도 생존 불가능할 것"
"보여주기식 채권 상환유예 아니라면 대승적 결단을" 호소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이동통신사들이 얘기하는 추가 재고 감축의 필요성은 공감합니다. 그러나 단계적 재고 축소가 아닌 2개월 동안 단 한대의 제품도 구매하지 않는 극단적인 방법으로는 어떤 우량기업이라도 생존이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통3사는 지난 달 24일 공동으로 '팬택 상거래 채권에 대해 2년 무이자 조건의 지급 유예' 결정을 밝힌 바 있다. 이후 팬택 채권단도 이를 반영한 팬택 정상화 방안을 재결의, 팬택의 워크아웃을 지속하기로 했다.
그러나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위해 필요한 현금 확보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통사들이 과대 재고를 이유로 팬택 단말기 구매를 거부하고 있어서다. 현재 이통사들이 보유한 팬택 재고는 약 50만대 수준이다.
팬택은 "결국 상거래 채권 상환 유예가 팬택과 협력업체의 생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통사의 논리와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한 보여주기 식 결정이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즉각적인 제품 구매 및 대금결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팬택의 워크아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며 팬택 및 협력업체의 고사는 막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통사에 "즉각적인 제품 구매 및 대금 결제를 마무리 해 줄 것과 지속적으로 최소 수량 구매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팬택은 "현재의 위기를 초래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팬택 경영진은 회사가 정상화의 길을 걸을 수만 있다면 모든 희생을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통사의 결단이 없는 한 팬택은 어쩔 수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지난 23년 동안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 온 팬택과 수많은 협력업체의 존재가 사라지지 않도록 이통사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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