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암·유전 질환자 10만명 게놈 분석에 나서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매체들은 이 같은 내용을 3일(현지시간) 비중 있게 보도하고 나섰다.
'10만 게놈 프로젝트'는 영국 보건부가 2012년 착수한 프로젝트이다. 암은 물론 유전질환 환자 10만명의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유전정보를 분석해 이를 질병 치료와 관리에 활용하는 것이 목표다. 질환과 유전자의 상관관계를 찾아 질병 예방지표를 수립하고 디지털화된 개인 유전자 정보를 전자건강기록(EMR)과 연계해 통합 관리하겠다는 것이 주목적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의 유전자 배열 분석사인 일루미나(Illumina)와 관련된 투자가 주된 흐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보건부가 이 프로젝트를 주관할 업체로 설립한 공기업인 '게노믹스 잉글랜드'는 프로젝트 수행 대가로 7800만파운드를 일루미나에 지불할 계획이다. 존 키숌 게노믹스 잉글랜드 대표는 "유전자 배열 테스트에서 6개의 지원 업체 중 일루미나가 최종적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영국국민보험(NHS) 환자들이 참여하는 시설들에 대해 2000만파운드를 책정했으며 정부 기관인 의학연구심의회는 유전자 배열 후 게놈 정보를 분석하고 저장하는 컴퓨팅에 2400만파운드의 예산을 배정했다.
게노믹스 잉글랜드는 또 교수진과 임상의들에게 프로젝트의 결과에 따라 연구 수행의 기회를 주는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데이터 접근에 관한 규칙과 절차는 올해 말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프로젝트 역시 효과 없이 끝날 것이란 지적을 하고 나섰다. 제레미 패러 웰컴트러스트 재단 이사장은 "게노믹스(유전공학)는 앞으로 20년 안에 헬스케어 분야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며 "암과 같은 질병에 대해 표적형,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비영리 유전공학 연구센터인 잭슨 연구소(Jackson Laboratory)의 마크 웨너 상임 연구원도 "10만 게놈 프로젝트에는 개인정보나 프라이버시 등과 같은 문제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있으나 엄청난 잠재력 역시 갖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10만 게놈 프로젝트의 핵심은 단순히 인간의 유전자를 분석해내는 유전공학의 측면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사람들의 건강과 질병 치료와 연계되는 프로젝트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프로젝트가 헬스케어 자체에 혁명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하더라도 국민건강관리 체계 변화에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윤나영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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