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승계 연관성 의문..회사측 "어불성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과 가족들이 주요 주주로 등재된 IT서비스업체 아이시어스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1년 설립 이후 이렇다할 매출 없이 자본금을 다 까먹은 상태에서 다른 계열사로부터 돈을 빌려 연명하고 있다. 이른바 '좀비 회사'다. 이처럼 그룹 재무안정성에 흠집을 내고 있는데도 청산 등 상식적인 절차를 밟지 않자 그 배경을 두고 갖은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현대산업개발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아이시어스는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 및 관리업을 위해 설립됐으며 현대산업개발의 손자회사다. 현대산업개발 자회사인 아이서비스가 46.7%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가운데 정몽규 회장이 13.3%, 부인 김나영씨와 차남 원선씨, 삼남 운선씨가 각각 6.7%씩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도 대부분 친인척이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가 아이서비스에 손을 벌린 것은 지난 2012년 5월부터다. 영업이 전무하다시피한 상태에서 12명 직원의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을 감당하기 위해 2억원을 빌렸다. 이를 시작으로 같은해 네 차례에 걸쳐 총 10억원을 차입했다.
회사가 정상 운영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0)에 가깝다. 금감원에 따르면 아이시어스는 2011년과 2012년 매출 실적이 전무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을 올렸는데 300만원에 그쳐,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수준이다.
설립 첫 해 대출상환 능력을 가늠하는 유동비율은 3059%였지만 이듬해 7.9%로 급락했다. 자기자본은 2011년 15억원, 2012년 -3억5800만원, 2013년 -17억9100만원으로 악화일로다.
증권가에서는 정 회장의 석연찮은 특정 계열사 사랑이 경영권 승계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시어스는 사실상 가족기업 형태를 띠고 있는 데 여타 그룹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는 정 회장의 두 아들이 주주로 등재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자본잠식 상태에서 지분의 자산가치는 없지만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수단으로는 충분하다"고 짚었다.
회사 측은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아이시어스 관계자는 "회사 존속과 후계구도를 연결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해 첫 매출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다양한 수익원을 개발해 재무구조를 정상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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