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영화 '수요일' 국민제작준비위원장 맡아 모금 운동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법조계의 팔방미인' 강지원 변호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영화 제작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다. 위안부 헌정영화 '수요일'을 만들 제작비 모금 운동의 선봉에 선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영화 '수요일'의 국민제작위원회 출범식이 유성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영화사 '가우자리'의 주최로 열렸다. 이 영화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후원금으로 제작될 예정이며, 극장 개봉 수익금은 모두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쓰인다.
"EBS에서 한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어느 날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초대 손님으로 출연했는데 촬영 전 대뜸 내게 '강 변호사, 100만원만 내'라고 하시더라. 깜짝 놀라 이유를 여쭸더니 위안부 문제를 알릴 박물관 설립에 쓰기 위해서라고 했다."
위안소에서 겪은 일들을 카메라 앞에서 용기 있게 고백하는 길 할머니의 모습에 감동한 강 변호사는 선뜻 100만원을 기부했다.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박물관 건립추진위원장까지 맡으며 물심양면으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도왔다. 그 결과 2012년 5월 서울 마포구에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세워졌다. 강 변호사는 "그 일을 계기로 위안부 문제에 눈을 뜨고 할머니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감사했다"면서도 "그동안 만났던 할머니들이 하나 둘씩 세상을 뜨는 모습을 보면서 살아있는 사람으로서 죄책감이 커지더라"고 털어놨다.
강 변호사가 말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우리의 책무는 영화 '수요일'의 주제의식과 맥을 같이 한다. 영화는 할머니들이 위안소에서 겪은 피해뿐만 아니라 고국에 돌아온 후 가족과 사회에서 외면당한 경험, 위안부 문제가 세간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로 남아있다는 사실을 꼬집는다.
강 변호사는 이번 영화가 '인류애'라는 보다 큰 의미를 관객들에게 선사하길 바랐다. "전쟁의 피해는 과거 우리의 상처일 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발생하고 있으며, 지구촌 어느 곳에서든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전쟁의 참사로 고통받는 많은 이들을 위해 다함께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국민제작위원회 집행위원 15인, 파워블로거로 구성된 SNS 홍보대사 5인에 대한 위촉식도 진행됐다. 집행위원에는 최대환 브이컴 대표, 소설가 윤영용, 장지연 감성파워아카데미 원장 등이 참여했다. 자문위원으로는 유 의원과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 조경태 새정치연합 의원 등이 나섰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배우 오디션을 비롯해 향후 캐스팅과 연기지도는 방송연기전문학원 '조영준 아카데미'가 재능기부한다. 조영준 아카데미는 배용준, 박한별, 이다해, 주지훈 등 유명 배우를 양성한 연기학원이다.
제작위원회는 향후 '수요일'을 주제로 팟캐스트를 마련하고, 정기적으로 '일일찻집'을 여는 등 다채로운 행사로 '100% 국민제작 영화'라는 목표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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