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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자사고 수술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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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목고 정규교육과정 변칙운영 비일비재…서울교육청, TF 꾸려 일반고 살리기 나서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 외국어고와 국제고 등의 교육과정 변칙 운영이 다시금 드러난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의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태스크포스(TF)팀이 본격 가동되면서 '일반고 살리기' 정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학교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전국 31개 외국어고등학교와 7개 국제고등학교의 2014학년도 정규교육과정과 방과후과정을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6개의 외고와 국제고가 정규교육과정에서 이과 수학과목을 편성하거나 사회·국어 대신 수학·과학 과목을 운영했다. 외고나 국제고는 인문계열 학교로 간주되므로, 이과계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관련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이들 과목을 부당하게 늘린 것이라는 지적을 사는 대목이다.
◆'국영수' 늘리기, 자사고는 제한 규정 아예 없어= 특수목적고의 교육과정 변칙운영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교육부가 외고·국제고 38곳을 상대로 실시한 교육과정 편성·운영 실태조사에서도 9곳이 정규교육과정에 편법으로 이과 과목을 개설하거나 사실상 이과반을 운영해 시정명령 등을 받은 바 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은 "특목고인 외고나 국제고의 경우 수업 시수에 관한 규정이라도 있지만, 자사고의 경우 교육과정 편성에 자율성을 줌으로써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게 한다는 취지가 '국영수' 입시과목 늘리기로 변질된 사례가 많다"며 "문제는 그걸 제한할 수 있는 방안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일반계 고등학교의 경우 국어와 영어, 수학 등 기초교과가 총이수시간(180단위)의 절반을 넘을 수 없게 돼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에 발표한 교육부의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방안(2012년 4월 기준)'에 따르면 자사고는 국영수 시수를 평균 102단위가량 편성하고 있어 일반고와 큰 차이가 나는데도 이를 제재할 특별한 규정이 없는 실정이다.
◆조희연 '자사고 정책' 탄력 받을까= 특목고들의 변칙 운영 실태가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것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자사고 정책에도 더욱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보인다. 조 교육감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반고 살리기'의 일환인 자사고 폐지 공약과 관련한 TF가 본격 가동에 들어간 가운데 당장 올해 평가 대상 학교들의 재지정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신임 조 교육감 취임에 맞춰 지난 1일 '자사고 관련 공약이행 TF'를 꾸렸으며 조 교육감은 오는 14일 자사고 교장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동안 조 교육감은 엄격한 평가를 통해 자사고를 '사립형 혁신학교'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밝혀왔다. 이에 따라 올해 평가 대상인 14곳(서울시내 자사고 총 25곳)은 보다 엄격하게 보강된 지표로 재지정 여부에 대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서울시교육청은 '일반고 전성시대 방안 모색을 위한 권역별 토론회'를 열고 '자사고를 폐지하고 고교선택제를 제한해 일반고 슬럼화를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기도 했다.

한편 자사고 교장들은 조 교육감이 일반고 전환을 강요할 경우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시내 25개 자사고 교장단은 지난달 19일 가진 비공개 모임에서 신임 교육감이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요구하거나 지정이 취소되는 학교가 나올 경우 법적 대응도 검토키로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 교육감이 간담회 자리를 제안함에 따라 합의점이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와 관련해 "조 교육감이 자사고들의 입장을 충분히 듣는 자리"라며 "평가 지표에 대한 구체적 정책이 수립되는 자리라기보다 교육감이 당부하고 싶은 말과 교장들의 의견이 오가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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