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이코노미스트 "오랜 숙취에서 벗어났다"…해결 과제도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 경제가 '오랜 숙취'에서 벗어나 놀라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최근 소개했다.
스페인의 분기 성장률이 유로존 성장률을 웃돈 것은 2008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내년 스페인은 2%대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게 하락하는 국채금리도 투자심리가 회복됐음을 보여준다. 2012년 중반 7%까지 치솟았던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66%로 낮아졌다. 지난달에는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밑돌기까지 했다. 스페인 정부의 부도율이 미 정부의 부도율보다 낮아졌다는 뜻이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는 최근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정부 구조개혁이 성과를 보고 있다고 평했다.
스페인 정부는 살아나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부채질하기 위해 최근 63억유로(약 8조75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도 내놨다. 뼈대는 민간투자를 확대하고 법인세율을 30%에서 25%로 낮추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빠른 회복세에도 스페인 경제가 여전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고용시장의 더딘 회복이다. 스페인의 실업률은 25%대에서 더 낮아질 조짐이 없다. 수출의 90%는 대기업 몫이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이 창출하는 일자리는 전체 노동시장의 40%에 불과하다.
공교육 개혁이 더딘 탓에 세계 150위 대학 순위에서 스페인 공립 대학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4년 사이 불평등이 가장 확대된 회원국으로 스페인을 꼽았다.
치솟는 부채도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스페인의 공공부채는 내년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부채는 GDP의 120%까지 커질 듯하다.
분리독립 운동을 꾸준히 전개 중인 북부 카탈루냐 지방도 문제다. 지난달 스페인 새 국왕으로 즉위한 펠리페 6세는 첫 방문지로 카탈루냐를 택하는 등 유화정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카탈루냐는 오는 11월 분리주의 주민투표를 강행할 방침이다.
스페인 총수출의 25%나 차지하는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지역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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