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구글은 완성차 메이커 차량을 개조해 만든 그간 무인자동차들과는 달리 그들이 직접 차체까지 설계한 소형 무인자동차를 공개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40㎞ 수준이지만 노인과 맹인들이 탑승해 행복해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에 공개한 모델은 일반도로 주행이 어려운 저속 소형 모델이지만 시설물로 인가 받을 수 있는 대형 공원과 골프장, 시니어 타운 등 폐쇄된 장소에서의 운행은 가능하다. 이러한 전략으로 구글은 일반 차량 형태의 무인자동차에 대한 일반인들의 신뢰를 향상하고 막연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는 무인자동차 활용이 가능한 모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와 기존 완성차량 업체와의 결별을 위한 전주곡일 수 있다.
가장 쇼킹한 최근의 뉴스는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발표다. 그는 테슬라가 보유한 모든 전기자동차 관련 특허를 무료로 공개한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핵심 기술인 전기 구동장치와 동력 전달장치 관련 특허가 모두 공개 대상이다. 다른 업체의 기술 독점을 대비해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때마다 지속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약속도 덧붙였다. 테슬라 전기차가 세계 전기차들의 프로토타입 모델로 활용이 가능함을 선언한 것이다. 세기의 특허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관련 특허소송을 생각하면 기존 지적재산권 시스템에 대한 도전이며 차량, 집 등 새로운 공유경제(sharing economy)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이뿐 아니라 모바일 차량예약서비스 업체인 우버(Uber)가 약 18조2000억원의 기업가치로 1조2000억원 규모의 펀딩을 받았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뜨겁게 달궜다.
이러한 혁신의 주역들이 노리는 시장전략과 경쟁기업들에게 던지는 시그널은 단순하다. 자신들이 보유한 혁신적 기술들을 세상에 가장 먼저 접목시켜 시장을 이끌겠다는 시장 주도 전쟁의 선전포고다. 사실 위의 기술들은 우리나라 정부의 성장동력에 지속적으로 포함돼 있으며, 대기업 기술개발 포트폴리오의 핵심이다. 아쉽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가장 뜨거운 혁신의 시장에서 팔로어(follower)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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