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새벽출근 정착, 위기를 기회로" VS "누적된 피로, 시대에 역행"
19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오는 7월2일로 삼성그룹 임원들이 새벽 출근을 한 지 만 2년째가 된다. 2년이 지난 현재 새벽 출근과 주말 출근은 삼성그룹 임원들의 일상이 됐다.
특히 지난 5월 미래전략실 팀장들이 삼성전자 등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새벽출근이 그룹에서 계열사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서도 해외 업무가 많아지며 시차와 업무 환경 등을 고려해 팀별로 새벽 출근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새벽 출근이 정착된 가운데 삼성그룹은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는 평가다. 2012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임원들의 새벽 출근을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 넣은 결과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지난해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매출 201조원, 영업이익 29조원을 기록했다. 새벽 출근에 나선 지 1년 뒤인 지난해 매출은 229조원, 영업이익은 37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 상당수는 역성장을 경험해야 했다. 새벽 출근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지만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던 덕분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A임원은 "새벽 출근 이후 생활 습관 자체가 크게 바뀌게 돼 될 수 있으면 저녁 약속을 간소하게 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업무를 챙기는 등 업무 자체의 효율이 높아졌다"면서 "오히려 아침을 잘 챙겨 먹게 되고 함께 고생하는 임직원들과의 사이도 돈독해지는 등 서로 배려하는 문화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처럼 긍정적인 효과를 평가 받고 있는 동시에 일부 임원들이 누적된 피로를 호소하는 등 부작용도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B임원은 6개월째 만성 편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업무 특성상 야근이 많은데 매일같이 새벽 출근에 나서다 보니 업무 강도가 예전보다 2배 이상으로 여겨질 정도다.
B 임원은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난 뒤에도 새벽에 출근을 하다 보니 체력이 바닥이 난 느낌"이라며 "체력 문제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될 수 있으면 야근을 줄이려 하지만 새벽 출근을 하지 않는 팀원들만 두고 먼저 퇴근할 수도 없어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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