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IT와 금융 융합, 금융산업 대변화 온다"

한경연이 16일 전경련 FKI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최근 금융 보안사고와 금융회사의 대응과제 및 금융IT인력 양성'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권태신 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IT와 금융의 융합으로 금융 산업의 대변화가 예상되면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도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경제연구원과 아시아금융학회가 공동으로 여의도 FKI TOWER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최근 금융 보안사고와 금융회사의 대응과제 및 금융IT인력 양성'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IT금융산업에 대한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결국 산업 경쟁력이 저하될 수밖에 입을 모았다.

이번 세미나는 권태신 한경연 원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송희영 건국대 총장의 환영사, 최수현 금융감독원 원장의 축사, 이만우 국회의원의 축사에 이어 3개 주제에 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권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보통신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모바일뱅킹이 금융업무의 일상으로 자리 잡고, 최근에는 미국의 구글은행, 중국의 알리바바은행이 출현하는 등 정보통신기술과 금융의 융합은 전통적인 금융 산업의 지형을 바꾸기 시작했다"면서 "급변하는 전자금융 환경에 부응하는 새로운 금융제도와 감독제도의 창출과 금융의 안전성과 신뢰, 개인정보 보안문제가 금융회사의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보안을 예방하기 위한 대책마련은 필요하지만, 보안에 대한 염려가 지나친 규제로 작용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한국금융산업은 IT강국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최첨단의 정보통신기술을 사용해 금융의 효율성과 금융소비자들의 편익 면에서는 선진국보다 발전되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최근 연이은 금융사고는 금융과 IT의 융합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에 와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이러한 환경변화에 부응해 금융과 IT를 두루 아는 융합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 국내최초로 정보통신대학원에 야간 석사과정 금융IT학과를 개설했다"고 소개했다.

첫 번째 세션인 '최근 금융 IT 융합 환경의 변화와 전자금융 동향'이란 주제발표에서 김인석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금융회사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이나 규정에서 요구하는 의무 사항은 물론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강력한 내부통제 환경 구축과 빅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한 사전적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경호 하나금융지주 미래경영지원팀 부장은 "자체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한 새로운 IT기업들이 자신들의 고객을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결제서비스 분야로 뛰어들고 있으므로 은행들이 이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비은행기관들과의 경쟁에 밀려 자신들의 고유영역에서 조차 고객이탈을 경험하게 될 지도 모른다"며, "은행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하여 고객을 중심으로 채널을 통합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세션인 '금융IT융합환경변화와 금융안정성제고 및 금융소비자보호방안'이란 주제발표에서 문종진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는 "모바일, 인터넷, 전자화폐 등 비대면 결제수단의 등장으로 금융 IT융합이 가속화 되고 있으며 인터넷, 모바일 등이 새로운 금융채널로 등장하면서, 과거 주채널이었던 지점채널이 대체채널로 전락하고, 비은행기관들로까지 지급결제 네트워크 참여기관이 확대되고 있어 머지않아 소매금융은 소비자 행태변화와 새로운 경쟁자 등장으로 곧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통한 금융안정화를 위해서는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 번째 세션인 '최근 금융 보안사고와 금융회사의 대응과제'란 주제발표에서 김동규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고에 대응해 금융회사들은 금융서버의 관리를 용역업체에 의존하지 말고 독자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여 보안 점검과 업체 관리를 수행하는 등 금융서비관리체제를 강화하고 POS 결제단말기 해킹에 의한 보안사고에 대응해서 IC카드의 사용을 전면 시행해야한다"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공인인증제도는 포기하지 말고 보완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진영 고려대 융합소프트웨어전문대학원 교수는 "전자금융 성공여부는 그 서비스의 품질에도 있지만, 보안도 매우 중요한 하나의 핵심이므로 보안 대책은 방어벽, 암호화 같은 보안 소프트웨어(Security software)를 통해서, 다른 하나는 취약점이 없는 소프트웨어 보안(Software Security)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를 기획하고 준비한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ㆍ아시아금융학회장은 종합토론을 통해 "이미 중국당국으로부터 민영은행 사업자로 선정된 중국의 인터넷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작년 9월 출시한 온라인펀드상품에는 불과 9개월 만에 중국 증권사들이 23년 동안 확보한 고객 9천만명에 버금가는 8천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면서 90조원의 자금을 끌어 모은 것처럼 혁명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과 금융의 융합은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수요의 힘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므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국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하고 있는 금융산업에 필요한 금융제도, 금융감독제도, 소비자보호제도 등을 하루 빨리 갖추어 나가는 한편 금융IT 융합형 인재도 육성해 나가야 한다"며 "늦으면 늦을수록 한국금융은 낙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