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이럴 때 중소기업계의 대응 전략을 짤 중소기업연구원(중기연)의 수장이 공석이다. 지난달 초 김동선 원장이 사직의사를 밝힌 후 같은 달 12일 원장 추천위원회에서 공모제로 뽑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진척된 내용은 없다. 이렇다 보니 사실은 이미 내정됐는데 '관피아' 논란 때문에 눈치만 보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하마평이 도는 인사가 전직 중소기업청 출신이다 보니 이 소문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문제는 한경연의 주장에 중소기업계의 씽크탱크 역할을 해아 할 중기연이 이렇다 할 반격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전술과 전략을 짤 리더가 없다보니 적합업종 재지정이란 중소기업계의 최대 이슈 앞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사실 한경연을 필두로 한 대기업의 주장은 무리라는 지적이 많다. 대부분의 적합업종이 성장이 정체돼 있거나 아예 쇠퇴기로 넘어가 사양길을 걷고 있는 데 그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대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는 게 중소기업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인들의 대응은 여기까지, 딱 '감정선'에 그치고 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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