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헤지펀드 선방…간판 펀드로 우뚝
한국창의투자자문에서 대신자산운용으로 거취를 옮기고 1년 남짓 지나 만난 서재형 사장의 얼굴은 한층 밝아졌다. 한국창의자문 시절, 수익률이 좋지 않아 수탁고가 일시에 줄어들자 '고객 걱정'에 집무실에서 컴퓨터 모니터를 응시하며 죽으로 점심을 떼우던 서 사장의 모습이 스쳐갔다. "자문사 시절에는 시장 상황이 안좋아도 무조건 주식을 사야만 돈을 벌 수 있는 '롱(매수) 온리' 구조였지만 지금은 환경이 달라져 롱숏(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이 예상되는 종목을 매도)을 할 수 있어 운신의 폭이 넓어졌어요."
요즘 서 사장이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글로벌 대안투자 상품 개발이다. 홍콩과 일본에 잇달아 출장을 다녀온 서 사장은 러셀인베스트먼트에 이어 이달 스위스 프라이빗 뱅크인 UBP와 전략적 업무제휴를 맺었다. 헤지펀드와 대안투자에 강점이 있는 글로벌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투자자에게 글로벌 롱숏 전략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서 사장이 3년을 채 못 채운 투자자문사 시절을 통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운용업은 '콘텐츠 비즈니스'라는 것이다. 콘텐츠는 '사람'이다. 한때 자문형랩 붐을 타고 수조원을 움직인 '큰 손'이었지만 수익률이 떨어지자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고객들을 보면서 서 사장은 고객들이 언제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되새겼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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