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10시54분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지하철 3호선 도곡역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한 서울메트로 직원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이같이 말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을 잘 아는 전문가의 초기 대처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화재가 빠르게 진압되고 승객들이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업무 출장을 위해 해당 전동차에 탑승하고 있던 서울메트로 역무원 권순중(47) 대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권 대리는 현장에서 "도곡역에 진입할 때 '불이야'라는 승객들의 외침을 들었다"며 "곧장 달려가 승객들에 '119에 신고하라'라고 지시한 후 소화기 5개를 이용해 승객들과 함께 화재를 진압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이 승객들은 119에 신고하고 비상벨을 눌렀다"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A(62·여)씨가 선로를 따라 걷던 중 발목을 삐었지만 응급조치 후 귀가했다. 이 밖에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들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전동차 사고에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도곡역의 일시적 폐쇄로 발길을 돌리던 한 시민은 "요즘 들어 왜 이런 인재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며 "정부가 무능한건지 시민들의 정신이 이상한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도곡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신종흠(41)씨는 "역에서 연기냄새가 나 크게 놀랐다"며 "큰 참사가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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