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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전통시장②]"모바일쿠폰 든 청춘, 전통시장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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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중곡제일골목시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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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휴무일, 중곡제일골목시장 가보니
온누리상품권과 별도 쿠폰, 4개월간 19만여장 사용
와이파이존 만들어 접근성 높여…스마트월렛 활용 할인판매도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25일 오후 4시에 찾은 서울 광진구 중곡제일골목시장. 지하철 7호선 중곡역 2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직진했더니 금세 도착했다. 넷째주 일요일인 이날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로 시장 한쪽에 있는 기업형슈퍼마켓(SSM)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중곡제일시장은 그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시장 안은 저녁 반찬거리를 사려는 주부들과 휴일을 맞아 부모 손을 잡고 나온 꼬마 손님들로 북적였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케이드(지붕)가 설치돼 있어 별 탈 없이 이동할 수 있었다.

SSM 바로 앞에서 청과류 장사를 하고 있는 직원 김순영씨는 밀려드는 주문에 연신 손을 바삐 놀리며 대파, 무 등을 담고 있었다. 잠깐 한산해진 틈을 타 나눈 대화에서 김씨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시장 상인들한테 도움이 되죠. 저쪽으로 갈 손님들이 이쪽으로 오니까요. 점포마다 매출 상황은 다르겠지만 시장에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면서 분위기는 확실히 살았어요"라고 전했다.

인근 전집에선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전을 굽고 있었다. 아이와 장을 보러 온 중곡동 주민 박희정씨는 "집 근처에 마트가 있지만 아이에게 비 오는 날 정취를 느끼게 해주려고 일부러 찾아왔다"며 "가격도 저렴하고 상품들이 좋아 시장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 효과에 대해 엇갈린 시선이 있지만 이곳에선 의무휴업이 필요하다는 분위기였다. 중곡제일시장협동조합 이사장인 박태신 효성귀금속 대표는 "의무휴업 제도가 상인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며 "소폭이지만 시장 전체 매출이 매년 2% 정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 시장의 전체 매출은 약 210억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올 초 대형마트·SSM 주변 중소소매업체 384개, 전통시장 내 점포 153개를 대상으로 의무휴업일에 따른 효과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주보다 매출이 18.1% 증가해 의무휴업이 시장상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이사장은 근처에 백화점, 대형마트, SSM 등이 5곳이 있지만 시장을 찾는 하루 방문객이 6000~7000명에 이를 정도로 활발히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것에 대해 그는 "정부지원만 바라보지 않고 시장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펼친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곳은 온누리상품권과 별도로 자체적으로 '할인쿠폰'을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1만원당 100원짜리 할인쿠폰을 증정해 1%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143개 점포는 간판에 '쿠폰 주는 집, 1만원에 1장'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홍보하고 있었다. 다른 전통시장과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소문이 나면서 지난 1~4월 18만9600장의 쿠폰이 사용됐다. 전년 같은 기간 18만5500장보다 약 4000장 더 사용된 것.

SK텔레콤의 도움으로 모바일 할인쿠폰 서비스(스마트월렛)를 활용해 시장 상품권을 할인 판매하고, 시장 전체를 와이파이 존으로 만들어 젊은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박 이사장은 "대기업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자생력을 키우고 있다"며 "정부는 전통시장들이 대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펼칠 수 있기 전까진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조사연구부장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 강화가 정착되면 중소소매업과 전통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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