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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프리즘] 중국의 집단 소요사태, 어느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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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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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중국 항저우시(인구 884만명) 중타이향에서 쓰레기 소각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집단 소요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인근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경찰차를 뒤집었으며 공무원과 경찰을 구타했다. 이 사태는 웨이보(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3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었는데 이 중에는 어린이도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항저우 5ㆍ10 사태'로 주목을 받았다.

사건의 발단은 3월 말 항저우시 정부가 늘어나는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도심에서 25㎞ 떨어진 중타이를 비롯한 주변 지역에 쓰레기 소각 발전소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주민들은 지하수 오염 등 환경 문제를 이유로 반대 서명을 해 정부에 전달했다. 이에 지난 8일 항저우시는 전문가 및 언론과의 소통 자리를 마련했는데 주민들이 이를 프로젝트 추진 의도로 보고 10일 집단 행동에 나섰다. 결국 항저우시 정부는 11일 "사망자 없이 사태는 해결됐으며 앞으로 주민들의 동의가 없으면 프로젝트를 개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주민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에 마냥 동조하지 않고 자신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집단으로 행동하는 사건이 많아졌다. 2011년 6월 광둥성 쩡청시에서 1000명이 넘는 농민공이 파출소와 경찰차를 공격했다. 공무원들이 노점상에 대한 과잉 단속을 하면서 임신한 농민공에 상해를 가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많은 농민공들이 모였다. 같은 해 9월 우칸촌에서는 농민들이 촌 관료들을 몰아내고 3개월간 마을을 점령한 채 시위를 벌여 사회문제가 됐다. 촌 간부들이 토지를 몰래 개발업체에 팔아먹은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해 5월 윈난성 쿤밍에서는 주민들이 환경오염 문제로 1000만t 규모 정유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쿤밍시 시장으로부터 "많은 주민들이 반대하는 프로젝트는 정부도 추진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이때 주민들은 웨이보ㆍ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 등으로 참여자를 모으고 정보를 공유했다. 이처럼 온라인을 통한 정보가 실시간 전달되면서 집단 소요사태는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0년 1월부터 2013년 9월까지 14년간 주민 100명 이상이 참여한 소요사태는 총 871건인데 2012년에만 209건이 발생했다. 2007~12년 연평균 55%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시위 참여 주민 100~1000명 규모는 590건(전체의 67.7%), 1001~1만명 271건, 1만명을 넘은 경우는 10건이다. 지역별로는 광둥(267건), 쓰촨(54건), 장쑤(43건) 순이다. 집단 소요사태의 주된 원인은 노사분규(267건), 불공정한 법 집행(174건), 철거 및 토지 징수(97건), 주민권익 도모(53건), 환경오염(37건), 불만 표출 및 정부와의 갈등 고조(37건)등이다.
중국 정부는 늘어나는 집단 소요사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부패 관료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다. 또 관련 정보와 결과를 신속하게 공개하고 정부 입장을 밝힌다. 자칫 잘못해 반정부 시위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 공산당의 통치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2억7000만명에 육박하는 농민공, 빈부격차ㆍ집값ㆍ물가ㆍ반부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도시 주민, 그리고 연간 700만명에 달하는 대졸자 중 취직에 어려움을 겪는 계층(대졸자 실업률 약 10%)은 언제든지 소요사태의 주동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들이 연합해 대규모 집단 행동을 취할 경우 중국 사회는 큰 소용돌이에 빠진다. 우리 경제가 중국 경제와 밀접히 연계된 상황에서 집단 소요사태를 비롯한 중국 내 사회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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