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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인기 '시들'..RA 품귀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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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인기 '시들'..RA도 품귀현상

애널리스트 인기 '시들'..RA도 품귀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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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A증권사 RA(보조 애널리스트) 박정민(가명·31)씨는 하반기 대기업 채용을 짬짬이 준비하고 있다. '증권가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를 대학시절부터 꿈꿔왔지만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애널리스트 선배들은 시장분석은 뒷전이고 매번 사내 법인영업팀 눈치 보기, 술과 골프 영업에 찌들려 있었다. 거기다 재계약 시즌마다 좌불안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올 여름방학 RA모집에 지원자들의 씨가 말랐다. 지난해만해도 1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골라서 우수 인력을 뽑을 수 있었지만, 올해는 30명 남짓한 지원자들 밖에 없었다.

여의도 증권가가 때 아닌 RA 품귀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애널리스트가 되기 전 단계인 RA 지원자들이 급격히 줄면서 인력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위상이 추락할 때로 추락하고 있는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본지가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올 초부터 지난 12일까지 애널리스트와 RA가 함께 낸 기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1만40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1783건)대비 11%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RA가 줄어들면서 애널리스트와 함께 보고서를 내는 횟수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널리스트를 포함한 증권사 채용 희망자들이 흔히 갖고 있는 자격증인 금융 3종 세트(펀드투자상담사·증권투자상담사·파생상품투자상담사) 응시자 수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3종 세트 응시자는 2011년 14만434명에서 2012년 12만1876명, 2013년 10만3281명으로 매년평균 14%가 줄었다.

인재 풀이 떨어진 상황에서 리서치센터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RA를 교육해 애널리스트로 키우고, 애널리스트의 세대교체가 되도록 해야 하는데 RA가 되려고 하는 지원자 자체가 씨가 마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RA를 뽑자니 지원자가 적고, 수익난으로 뽑지 않으려고 하니 아예 애널리스트를 하려고 하는 사람 자체가 사라질 것 같아 쉽사리 채용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사람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이유는 애널리스트의 추락하는 위상과 직결된다. B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모닝미팅 때마다 법인영업팀에 깨지고, 최근엔 기업 IR 담당자마저 애널리스트에게 '갑' 행세를 하는 통에 애널리스트로 살기가 정말 각박해졌다"면서 "이대로 가다간 애널리스트란 직업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소신 있는 기업분석보고서를 낼 수 없는 시스템도 이유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증권사는 리서치센터와 투자은행(IB) 업무를 겸업하고 있다. IB의 주 고객이 되는 대기업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기업에 독립적인 매도 의견을 리서치센터에서 내기가 어렵다.

C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외국계인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이 유명해진 이유는 브로커리지업무만 하고 IB업무는 하지 않아 기업에게 독립적인 매도의견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우리나라도 그런 모델을 만들지 못한다면 애널리스트의 위상은 계속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A들이 가뜩이나 어려운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타깃이 되는 것도 이유다. 올 초 D증권은 리서치센터 인력을 구조조정하면서 RA 인력들을 대대적으로 영업부에 흡수됐다. 이 과정에서 RA들이 대거 이탈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법인영업을 보조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존재이유가 되면서 애널리스트의 위상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증권사가 RA 기근에 시달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전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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