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유럽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한 스페인 남성이 인터넷 검색 결과로 표시되는 과거의 내용에 여전히 자신의 이름이 표시돼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을 인정하고 구글에 대해 남성의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유럽연합(EU)은 거대 온라인 기업의 개인정보 수집과 무단 사용으로부터 프라이버시 권리를 지키도록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가 추진하는 정보보호강화 법안은 독립된 정보보호 기관을 설립하고 개인 정보 보호수준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개인 데이터 수집 및 처리 시 사전동의 획득 의무를 강화하고 개인이 정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잊혀질 권리도 보장된다. 개인 정보를 취급하는 기업에 대해 데이터 유출 방지 및 데이터 보호 의무를 부과하고 중대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전 세계 매출의 2%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국내 포털들도 이번 판결의 취지에는 동의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국내 한 포털업계 관계자는 "개인의 잊혀질 권리를 인정하는 이번 판결은 매우 획기적이지만 잊혀질 권리가 인터넷 기업의 서비스 정책으로 자리잡는데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는 만큼 서비스 이용에 대한 사용자의 사전 동의와 알람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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