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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한 디스플레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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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연구팀

▲오팔보석과 오팔보석 내부의 나노 유리구슬 배열 구조.[사진제공=카이스트]

▲오팔보석과 오팔보석 내부의 나노 유리구슬 배열 구조.[사진제공=카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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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던 지난여름. 김모씨는 그늘 한 점 없는 도심을 걷고 있었다. 갑자기 휴대폰의 기계음이 울렸다. 새로운 메일이 도착했다는 안내음이었다. 스마트폰을 열고 내용을 확인했다. 글씨를 볼 수가 없었다. 햇빛에 액정이 반사돼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다. 답답한 김씨는 근처의 커피전문점에 들어가 햇빛이 차단된 곳에 도착해서야 메일을 읽을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김씨의 고민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개발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개발된 '광결정 미세패턴'은 햇빛 아래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차세대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별도의 광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한 번 충전으로 수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즉 휴대폰에 적용될 경우 배터리 소모량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과학자들이 광결정을 인공적으로 제조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대부분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 제작 효율성이 떨어졌다. 또 형성된 구조의 기계적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오팔 보석이 갖고 있는 나노 구조를 모방했다.

오팔(Opal) 보석은 색소가 없지만 우리 눈에는 다채로운 빛깔로 보인다. 표면의 규칙적인 나노 구조로 인해 특정 파장의 빛만이 반사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나노 구조에 의해 빛의 선택적 반사가 일어나는 물질을 '광결정'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자외선에 의해 광경화가 일어나는 물질 위에 오팔보석과 동일한 나노 구조로 유리구슬을 배열하고 고분자 물질 내부로 함침했다. 자외선을 미세영역에 선택적으로 노출한 다음 나머지 영역을 현상해내는 광식각 공정을 이용해 광결정을 미세한 패턴으로 제조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고(故) 양승만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총장 강성모)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뤄냈다.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4월16일자에 실렸다. 이번 논문은 고인의 마지막 논문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故 양 교수는 콜로이드 및 유체역학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로 지난해 9월 불의의 의료사고로 숨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고인은 2007년에 듀폰 과학기술상, 2008년 올해의 카이스트인상, 2009년 경암학술상을 수상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김신현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반도체 공정 기술을 광결정 패턴기술과 결합해 광결정의 실용화 기술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 전력소모가 매우 낮은 차세대 반사형 컬러 디스플레이 소자를 구성하는 핵심 광학소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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