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우 서울메트로 사장은 3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사고원인 분석 및 안전운행대책’을 발표했다. 장 사장은 “정상신호의 경우 ‘정지-정지-주의’ 순서로 표시되나 사고시 신호가 ‘정지-진행-진행’ 순서로 표시되면서 추돌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상왕십리역 승강장 진입 직전에 설치된 신호기가 정지(빨간색)로 표시되면 열차 자동정지 장치(ATS)가 작동돼 제동이 걸리지만 사고 당시 신호기가 진행(파란색)으로 잘못 표시되면서 앞 열차와의 추돌이 발생한 것이다.
장 사장은 “을지로입구역 선로조건을 변경하려고 지난 4월 29일 신호연동장치 데이터변경작업을 했는데 이때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확인 결과 이날 오전 3시10분 해당 신호운영 기록장치에 오류가 발생했고 이 제어구간에 속하는 상왕십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메트로 측의 추정과 같이 29일 데이터변경 작업시 신호기에 오류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가 일어난 2일까지 나흘 간 신호기가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상태로 방치됐다고 볼 수 있다. 시는 세월호 참사 후 지난달 17일부터 30일까지 지하철도 특별점검했지만 신호기는 일상점검 대상이라는 이유로 제외했다.
29일 을지로입구역에서의 데이터변경 작업은 기관사들의 요청에 따라 곡선구간에서도 좀더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데이터 변경에 따른 신호기의 오류 발생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다.
장 사장은 또 “항공철도조사위의 승인 하에 오류가 발생한 연동 데이터를 3일 오전 4시25분 원상복구한 후 신호기 정상작동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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